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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매걸렸나? 라는 농담 알고 보면 엄청난 저주입니다

치매 걸렸나? 라는 농담 알고 보면 엄청난 저주입니다. 잘 잊어버리는 사람을 보고 흔히들 치매 걸렸나 하고 농담을 합니다만 치매가 얼마나 무서운 병이라는 것을 알면 그렇게 농담을 못할 겁니다. 치매가 걸리면 자기 의지와 무관하게 살아가야 합니다. 먹는 것도, 생각하는 것도, 행동하는 것도 남의 의지대로 살아가야 합니다. 죄를 지어 감옥에 가면 자기의지와 상관없이 먹고 행동해야합니다만, 생각만큼은 남이 아닌 자기 자신의 생각을 할 수 있습니다. 치매는 종신형을 받은 죄수보다 더 못한 삶인 것 같습니다. 몇 달 전에 어머니가 천사가 와서 돈을 준다는 말씀을 하셨을 때 천사같은 마음을 가진 사람만이 가질 수 있는 환상이라고 좋게만 생각했습니다만 그건 치매가 진행되는 한 과정인 망상 증세라는 것을 이제야 알았습..

어머니만의 간병으로 끝이지 않는병

어머니만의 간병으로 끝나지 않는병 어제는 부친 제사였습니다. 아내는 이것저것 시장 보는 일과 음식 장만하는 일로 일주일 전부터 바빴습니다. 오후에는 형제들이 올 것입니다. 큰누님도 출발했단 연락을 받습니다. 나도 거실청소, 방청소, 화장실 청소를 합니다. 어머니는 부산해진 집안의 분위기로 무슨 일이 있다는 것을 느끼십니다. 베란다에 널어놓은 햇볕에 더 말려야 되는 이불을 걷어 들입니다, “엄마 아직 그 이불은 걷지 말아야 되요. 아직 더 말려야 됩니다.” 고래고래 고함을 질러도 널어놓으면 바로 걷어 들립니다. 한동안 그렇게 집안 청소를 하는 동안 어머니도 왔다갔다 무언가 하십니다. 서툴지만 걸레를 빨고 방청소도 거듭니다. 제일 먼저 누나와 막내재수가 조카들과 같이 도착합니다. 아내는 음식을 내어놓고 부산..

치매로 고생하시는 어머니를 간병하느라 지친 아내가 안스러워..

요양보호사한테서 전화가 왔습니다. 어머니가 안에서 또 문을 걸어 놓으셨다고 합니다. 이번에는 안전 고리로 걸어 놓아서 밖에서 문을 열고 문을 밀치면 안에 어머니를 볼 수 있었나 봅니다. 30분을 승강이를 한 후에 문이 열렸습니다. 퇴근해서 집에 오니 어머니는 마음이 많이 상해 계십니다. 누군가 문을 걸어 놓아서 자기도 피해자다고 생각하십니다. 아내는 많이 지쳐 있는 듯합니다. 문을 잠근 날은 어머니의 상태가 안 좋은 때가 많기 때문에 일찍 퇴근해보니 어머니는 요양보호사가 간 후에 과식했습니다. 식사한 것을 금방 잊어버리기 때문에 자꾸 음식을 드십니다. 식사한지 얼마 지나지 않아 밥 먹자고 하십니다. 금방 먹었다고 그러면 수긍 하실 때도 있고 수긍 안하실 때도 있습니다. 집에 사람이 없으면 혼자 밥을 챙겨..

"통닭 시켜먹자"

"통닭시켜먹자" 매일 요양보호사가 집에 옵니다. 어머니 밥 차려드리고, 어머니 옷가지 빨래하고 어머니와 같이 놀아주기 위해서입니다. 오늘은 포근한 봄날이라 바깥에 산책시켜드리라고 식탁위에 걸어놓은 화이트보드에 아내가 써 놓았습니다. 우리 같은 부부에게는 노인 요양보험제도가 얼마나 다행인지 모릅니다. 참여정부에서 치매 노인의 삶의 질 향상과 치매노인 가정의 부담을 덜어주고자 도입한 제도입니다. 만약 이 제도가 없었다면 아내는 어머니의 병간호 때문에 하루종일 집에 있어야 될 것입니다. 뇌경색으로 쓰러지신 후 병원에서는 간병비가 너무 많이 들어서 요양병원에 한 달간 모신 적 있습니다. 요양 병원에 계실 때는 매일 병원에 가봐야 했습니다. 요양병원에서는 사람이 그리워서 누가 오길 손꼽아 기다리시기 때문입니다. ..

실패한 새벽 벚꽃놀이

실패한 새벽 벚꽃놀이 일요일 새벽 급히 아내를 깨웁니다. 경주에 벚꽃놀이 갔다 오자고 엊저녁에 약속했습니다. 오늘 한식일과 휴일이 겹쳐 고속도로가 막히면 어머니 점심식사가 늦을 것 같아서 새벽에 다른 사람들이 움직이기 전에 갔다와야합니다. 그러나 아내는 일어나지를 못합니다. 새벽잠을 즐기는 아내는 엊저녁 약속은 잊은 듯 일어나지 않습니다. 어머니 때문에 늘 시간에 얽매이는 아내가 안쓰러워 벚꽃 구경이라도 시켜줄려고 계획했던 것입니다. 일요일이면 혼자 훌쩍 떠나던 등산을 요즘 어머니를 병간호하는 아내에게 미안해서 쉽게 가지 못합니다. 아내가 일어난 시간은 7시가 넘어서 입니다. 부지런히 머리를 굴려 봅니다만 점심때 오지 못할 것 같습니다. 8시가 넘어서야 아침을 먹습니다. 백양산에라도 아내를 데리고 가야할..

아까시나무

아까시나무 오랜만에 시골에 다녀왔습니다. 2월 달에 대추나무 전지와 묘목 몇 그루를 심으러 오고 처음이니까 한 달 조금 지났습니다. 이번에 시골에 간 주 목적은 아카시아 나무에 제초제인 근사미를 바르기 위해서 입니다. 울타리에 아카시아나무가 십년가까이 베지 않고 두었더니 그늘이 너무 많이 져서 매실이랑 자두가 결실이 좋지 못해서 입니다. 전부터 아카시아나무를 뿌리 채 죽이는 방법은 알고 있었습니다만 그 효능에 대해서는 직접 내 눈으로 확인한 적이 없었었습니다. 지난겨울에 아카시아나무를 엔진 톱으로 전부 잘라내고 이번 봄에 자른 부위에 근사미를 바르는 것입니다. 근사미 원액을 작은 플라스틱 그릇에 붇고 붓으로 여러 번 바른 후 냉장고 음식 담는 그릇을 비닐로 보관하는 고무 밴드 달린 팩을 원액이 증발하는 ..

주말텃밭분양 2009.03.30

소음방지 매트

소음 매트 방바닥에 매트를 깔았습니다. 어머니께서 걸음걸이가 절름거리는 알츠하이머 걸음이라 방바닥이 쿵쿵거립니다. 화장실 가실 때나 어머니 방에 들어가실 때 바닥이 쿵쿵거립니다. 이 절름거리는 걸음 때문에 아래 층 학생이 공부에 방해받는다고 몇 번 올라와서 항의를 한 적이 있어 늘 신경이 쓰였습니다. 매트는 시중에서 원하는 사이즈를 구하기가 힘들어 인터넷 쇼핑몰에서 이것저것 비교해보고 구매했습니다. 폭이 130cm 해서 길이 5m을 구매했더니 원하는 대로 깔리지가 않습니다. 30cm를 잘라내고 화장실 쪽으로 3m, 어머니 방 쪽으로 2m을 대충 깔고 걸어보시게 했더니 일단 쿵쿵거리는 소리는 나지 않는 것 같습니다. 아래층에서는 소음이 덜한지 아직 모르겠습니다만 한결 마음이 가벼워집니다. 그래서 어머니더러..

오랜만의 외식

오랜만의 외식 오랜만에 외식하러 갑니다. 어머니가 좋아하시는 근처 주말농장이라는 불고기식당입니다. 너르고 여러 가지 편의시설과 무엇보다 어머니가 좋아하시는 야채샐러드를 마음껏 갔다 먹을 수 있는 곳입니다. 주차장에 들어서니 차들이 꽉 찼습니다. 출입구 바로 앞에 있는 장애인 주차시설에 어머니를 내려드리고 다른 곳으로 차를 빼려고 하니 주차요원 아저씨가 그냥 거기 주차해라고 하십니다. 걸음걸이가 불편하신 어머니를 보고 배려했나봅니다. 장애인 차량등록을 했습니다만 아직 장애인 주차시설까지 이용할 수 있는 차량등록은 못했습니다. 주민 센터에 가서 문의하니 의사소견서를 끊어 오라합니다. 어느 병원에서 끊어오면 되느냐고 물으니 그건 모른다고 합니다. 주민 센터에 사회복지담당이 따로 있습니다만 담당자가 모른다니 말..

배 터지게 먹었다.

배 터지게 먹었다. 오늘은 일요일입니다. 아내는 성당에 가고 집에서 어머니와 둘이 있습니다. 어머니는 아들에게 뭘 챙겨줄려고 부엌에 들락거리시지만 정작 채려내지는 못하십니다. 집전화기로 전화 밸이 울려서 받아 보니 잘못 걸려온 전화입니다. 어머니는 무선화기를 들고 이미 끊긴 전화기로 계속 혼자 말씀을 하십니다. 전화기를 내려놓을 때 까지 기다려봅니다. 드디어 전화기를 내려놓으시고는 대구 동생한테서 전화가 왔다고 합니다. 자꾸 놀러 오라하는데 내가 여기 아들 집을 돌봐 줘야 되니 갈수도 없다고 하십니다. 언제부터 대구에 계시지도 않는 동생을 설정하고 말씀을 하십니다. 잘 찾아보지도 않는 대구 둘째 아들을 착각하시는 것 같습니다. 어머니가 좋아하시는 칼국수를 해먹자고 이제 막 성당에서 돌아오는 아내에게 말합..

고마우신 119 대원

또 119를 불러? 오늘 또 한바탕소동이 일어났다. 아침에 아내가 직장 나가고 12시경에 요양보호사가 방문하여 3시간 동안 어머니를 돌봐 드리는데 요양보호사가 집에 들어가려고 현관문을 여니 어머니가 안에서 잠가 놓았다. 현관문은 얼마 전에 요양보호사나 집을 방문하는 손님을 위해서 디지털 보조키로 바꿔달았는데 현관 정을 안에서 잠가버려서 119를 부르는 한바탕 소동이 일어난 적이 있었다. 그 후로는 현관 정 키를 가지고 외출을 하는데 이번에 또 잠가 놓으셨다. 아무리 문을 두드리고, 전화를 하고 해도 안에서 어머니가 열어주질 않는 것이다. 열어주지 않는 것이 아니라 안에서 열 수 없으신 것이다. 아내가 전화 받고 급히 집에 가서 문을 열어주고 집안에 들어가 보니 집안에 계시던 어머니는 어느 놈이 문을 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