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모르는병

현재를 만족하며.......

머투리 2009. 6. 29. 14:08
 

  새벽에 잠을 깼습니다. 뭔가 이상한 느낌이 들어서 입니다. 거실에 어머니가 잠들어 계시고 아무 일도 없는 듯 했습니다. 부엌 쪽으로 이상한 물체가 바닥에 널려 있습니다. 어제 걸레질을 했던 그 바닥에 뭐가 있을 리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부엌으로 길게 뭔가 있어 살펴보니 어머니 배설물입니다. 아이쿠, 이걸 어쩌나 밤새 작업을 해 놓으셨습니다.

   화장실 문을 열어보니 그곳에도 변기며, 바닥이 성한 곳이 없을 정도이고 변기 안에는  배설물과 휴지로 가득합니다. 또한 냄새도 장난이 아닙니다. 아내에게 일어나란 소리를 못하고 대충 치우고 있는데 아내도 이상한 느낌이 들었던지 거실로 나옵니다. 한 이틀 동안 어머니는 거동을 거의 못하셔서 아내는 어머니 수발하느라 진땀을 빼고 난 후, 어제는 걸음걸이가 좋아지고 해서 우리부부는 얼마나 기뻐했는지 모릅니다.

  기쁨도 잠시라는 말이 실감납니다. 어제 저녁 잠들기 전에 옷에다 배설을 해서 그것 치우고 잠자리에 든  다음날 새벽에 또 실례를 하셨습니다. 어제 저녁에 기저귀를 채워 드렸는데 자기도 모르게 실례를 하고 화장실에서 그것을 치운다고 한 것이 바닥과 벽에 묻혀 놓았습니다. 그것을 화장실에 두면 되는데 그걸 들고 방으로 이동하시다가 부엌바닥과 현관방까지 엉망으로 만들어 놓으셨습니다. 어머니 혼자 얼마나 황당하셨겠습니까? 나는 화장실 청소를 하고 아내는 거실 바닥과 부엌을 청소를 합니다. 아내를 거들어 어머니를 목욕시켜 드립니다. 걸음걸이와 서있는 것이 힘든 상태에서 목욕을 시키는 일 또한 아내 혼자는 할 수가 없습니다. 어머니를 눕혀 드리니 어머니는 기진백진 쓰러지십니다.

  아침 출근시간이라 아침밥을 급히 먹습니다. 전에는 이런 일을 당하면 밥이고 뭐고 먹힐 것 같지 않더니 아침밥이 아무거리낌 없이 먹어집니다. 참 이상도 합니다.

  월요일이고 마침 비가 와서 출근길이 엄청나게 막힙니다. 이런저런 생각하며 학교에 오니 직원모임이 끝났습니다. 그래도 어머니 핑계를 댈 수 있으니 그래도 행복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