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모르는병

어머니만의 간병으로 끝이지 않는병

머투리 2009. 4. 20. 09:19
 

어머니만의 간병으로 끝나지 않는병


  어제는 부친 제사였습니다. 아내는 이것저것 시장 보는 일과 음식 장만하는 일로 일주일 전부터 바빴습니다. 오후에는 형제들이 올 것입니다. 큰누님도 출발했단 연락을 받습니다. 나도 거실청소, 방청소,  화장실 청소를 합니다.

  어머니는 부산해진 집안의 분위기로 무슨 일이 있다는 것을 느끼십니다.  베란다에 널어놓은 햇볕에 더 말려야 되는 이불을 걷어 들입니다, “엄마 아직 그 이불은 걷지 말아야 되요. 아직 더 말려야 됩니다.” 고래고래 고함을 질러도 널어놓으면 바로 걷어 들립니다.

  한동안 그렇게 집안 청소를 하는 동안 어머니도 왔다갔다 무언가 하십니다. 서툴지만 걸레를 빨고 방청소도 거듭니다. 제일 먼저 누나와 막내재수가 조카들과 같이 도착합니다. 

아내는 음식을 내어놓고 부산을 떱니다.

   현관 벨소리가 울려 나가보니 아랫집 아저씨가 올라왔습니다. 천정이 또 많이 쿵쿵거리나 봅니다. “예 미안합니다. 제사라서 손님이 왔습니다.”

   얼마나 소음이 심했으면 이렇게 나날이 올라올까하고 이해 해 보려고 합니다만 아직 오후 여섯시도 안 되어서 발자국소리가 시끄럽다고 올라와서 항의를 하니 화가 나기도 하지만 미안하다 할 수 밖에 없습니다.  이런저런 일로 소란해진 분위기를 어머니는 자기 때문이라는 걸아시나 봅니다. 어머니는 어머니대로 화가 나셨습니다.


  앞으로 얼마나 많이 올라와서 저렇게 항의를 할지 모르겠습니다만 참을 수밖에 없습니다.

제사를 지내고 가까이 있는 동생 둘과 누님한분은 집에 가고 새벽 세시가 되어 잠자리에 듭니다.

  아침에 아내는 앞집과 아랫집에 제사 음식을 차려서 가져갑니다. 한참 있다가 올라온 아내는 기분이 안 좋아 보입니다. 어머니가 혼자계실 때는 집안 곳곳에 다니시며 걸어 다니시나 봅니다. 아랫집에서 콩콩거리는 소음에 시달린다고 하소연 하는걸 듣고 왔습니다.

  사실 얼마전에 방음매트를 깔았습니다만 어머니는 그 방음매트위로 다니시는 게 아니라 피해 다니십니다. 아마도 낮에 어머니가 혼자계실 때 콩콩거리는 소리를 아랫집에서 견디기 힘이 드나 봅니다.

  언제까지 어머니가 저렇게 콩콩거리며 다니 실지 모르지만 아마도 소음방지 매트를 집안 전체에 깔아야 될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