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모르는병

치매걸렸나? 라는 농담 알고 보면 엄청난 저주입니다

머투리 2009. 4. 23. 09:24
 

치매 걸렸나? 라는 농담 알고 보면 엄청난 저주입니다.


   잘 잊어버리는 사람을 보고  흔히들 치매 걸렸나 하고 농담을 합니다만 치매가 얼마나 무서운 병이라는 것을 알면 그렇게 농담을 못할 겁니다. 치매가 걸리면 자기 의지와 무관하게 살아가야 합니다. 먹는 것도, 생각하는 것도, 행동하는 것도 남의 의지대로 살아가야 합니다. 죄를 지어 감옥에 가면 자기의지와 상관없이 먹고 행동해야합니다만, 생각만큼은 남이 아닌 자기 자신의 생각을 할 수 있습니다. 치매는 종신형을 받은 죄수보다 더 못한 삶인 것 같습니다.

   몇 달 전에 어머니가 천사가 와서 돈을 준다는 말씀을 하셨을 때 천사같은 마음을 가진 사람만이 가질 수 있는 환상이라고 좋게만 생각했습니다만 그건 치매가 진행되는 한 과정인 망상 증세라는 것을 이제야 알았습니다. 어제 국민요양보험공단에서 1년 전에 방문 조사했던 장기요양 직원이 방문하여 방문조사를 하고 갔습니다. 작년에 비해 병이 많이 진행되었다는 말씀을 들었습니다.

   얼마 전부터 자꾸 냄새가 난다고 하여 다른 곳에서 나는 냄새를 맡은 가보다 생각했습니다만 그건 환각이라는 치매증상이고, 자꾸 어머니를 오라고 한다는 말씀을 자주 하셨는데 그건 환청이라는 치매증상이라 합니다. 그러니까 어머니는 지금 길을 잃음, 돈, 물건 감추기, 계절혼돈, 주야혼돈,  밖으로 나가려하는 증세 등 거의 모든 치매증상이 다 온 것 같습니다. 제발 아들, 며느리를 못 알아보는 것과, 대소변 불결행동만큼은 진행되지 말았으면 하는 간절한 소망뿐입니다.

  아침에 일어나서 어머니 건강상태를 살핍니다. 엄마 잘 주무셨어요? 어디 아픈 데는 없습니까? 요즘은 이런 물음에 고개만 끄덕이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