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의여러가지증상 4

병은 점점 더 깊어집니다.

퇴근해서 집에 오니 아내는 헤어 드라이기로 전기밥솥을 말리고 있고, 어머니는 어머니대로 화가 나계신다. 뭐하느냐고 아내에게 물어보니 어머니가 내솥 없이 전기밥솥에 쌀을 부어 밥을 안쳐놓아서 전기밥솥을 못 쓰게 만들어 놓았단다. 요양보호사가 가고 얼마 지나지 않아 아내가 들어왔는데 그 사이에 밥이 걱정이 되셨는지 밥을 안쳐놓았는데 밥이 아직 안된다고 말씀하셔서 아내가 전기밥솥을 열어보니 내솥 없이 밥을 안쳐놓았더란다. 오늘 아내는 친정집이사 때문에 처가에 가고(처가도 장모님은 허리수술이 잘못되어 하반신을 거의 못쓰시고, 장인어른은 정맥류가 터져 거의 두 달 동안이나 중환자실에 계실정도로 대수술을 2년 전에 하시고 지금은 활동하시는 데는 지장이 없으나 똥주머니를 허리에 차고 계시는 중이다.) 나는 어머니를 ..

"통닭 시켜먹자"

"통닭시켜먹자" 매일 요양보호사가 집에 옵니다. 어머니 밥 차려드리고, 어머니 옷가지 빨래하고 어머니와 같이 놀아주기 위해서입니다. 오늘은 포근한 봄날이라 바깥에 산책시켜드리라고 식탁위에 걸어놓은 화이트보드에 아내가 써 놓았습니다. 우리 같은 부부에게는 노인 요양보험제도가 얼마나 다행인지 모릅니다. 참여정부에서 치매 노인의 삶의 질 향상과 치매노인 가정의 부담을 덜어주고자 도입한 제도입니다. 만약 이 제도가 없었다면 아내는 어머니의 병간호 때문에 하루종일 집에 있어야 될 것입니다. 뇌경색으로 쓰러지신 후 병원에서는 간병비가 너무 많이 들어서 요양병원에 한 달간 모신 적 있습니다. 요양 병원에 계실 때는 매일 병원에 가봐야 했습니다. 요양병원에서는 사람이 그리워서 누가 오길 손꼽아 기다리시기 때문입니다. ..

소음방지 매트

소음 매트 방바닥에 매트를 깔았습니다. 어머니께서 걸음걸이가 절름거리는 알츠하이머 걸음이라 방바닥이 쿵쿵거립니다. 화장실 가실 때나 어머니 방에 들어가실 때 바닥이 쿵쿵거립니다. 이 절름거리는 걸음 때문에 아래 층 학생이 공부에 방해받는다고 몇 번 올라와서 항의를 한 적이 있어 늘 신경이 쓰였습니다. 매트는 시중에서 원하는 사이즈를 구하기가 힘들어 인터넷 쇼핑몰에서 이것저것 비교해보고 구매했습니다. 폭이 130cm 해서 길이 5m을 구매했더니 원하는 대로 깔리지가 않습니다. 30cm를 잘라내고 화장실 쪽으로 3m, 어머니 방 쪽으로 2m을 대충 깔고 걸어보시게 했더니 일단 쿵쿵거리는 소리는 나지 않는 것 같습니다. 아래층에서는 소음이 덜한지 아직 모르겠습니다만 한결 마음이 가벼워집니다. 그래서 어머니더러..

내가 어디 다녀오꾸마

아침 부터 어머니 방(딸이쓰던방인데 어머님 짐과 옷을 그 방에 넣어뒀는 방이 어머니 방이 됨)에서 부산을 떨고 계시는 것이 이상해서 우리 내외가 서로 눈짓을 하며 긴장한다. (7남매 자식들이 서로 사정에 따라 며칠씩 길게는 한달 모셔갈 때 챙겨가시는 옷가지가 든 가방이 어딜가시는 상징이 되었음) "어머님 어딜 가실려구요?" 방을 나오시는 시어머니께 아내가 긴장하여 묻는다. "그래 내 동생이 일을 도와 달라고 어제 연락이 와서 오늘 가봐야한다." 동생은 가까이 계시는 칠순이 넘으신 이모인데 어제 전화도, 연락도 오지않은 것을 연락왔다고 그러신다. "어머님 연락온 것도 없고 오시라 하지도 않는데 어딜 가시려구요?" 아내가 다시 묻는다. "그래 내가 하도 심심하여 어딜가서 일을 해볼란다. 놀면 뭐하노?" 이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