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원주택

집짓기 제8보

머투리 2015. 3. 29. 18:09

3월26일(목) 오늘은 골조 작업하는 날이다. 집의 형태와 지붕의 형태가 결정되는 공사이기 때문에 기초 작업과 마찬가지로 중요한 작업 중의 하나이다.

21일 시멘트 타설 후 어제 폼을 제거를 하고 골조공사날인 것이다. 기초 타설 후 윗집 형수가 매일 두 차례씩 물주기를 했기 때문에 시멘트가 잘 굳은 것 같다. 안 실장을 만나 온돌방의 위치와 굴뚝과 아궁이의 위치를 재차 확인하고 구들위에 엑셀은 깔지 않기로 했다.

 

 

구들방에 엑셀을 깔면 방바닥의 두께가 두꺼워서 열손실이 많고 엑셀은 구들의 공간에 의해서 열손실이 많기 때문에 좋은 시공방법이 아니다. 또한 내구성에서도 문제가 많은 시공법이다.

그리고 지붕의 모양, 다락방의 위치, 다락방의 창문의 크기 등에 대해서 결정을 해주고 면사무소에 농지원부를 신청하러 간다. 농지원부는 농사를 짓고 있다는 일종의 확인서인데 각종 지원을 받기위해서는 반드시 농지원부가 있어야한다. 농지원부에는 농사를 지을 땅의 지번, 지목, 평수, 심을 작물 등을 적어서 마을 이장한테 확인을 받고 면사무소 농지과 담당자에게 제출하는 절차이다. 면사무소 농지과에 농지원부를 신청하니 내 소유의 모든 농지가 모두 적혀있다. 농지원부는 면세유 신청, 농업인 경영체 등록, 비료 신청 등을 신청하는데 필요한 일종의 농사를 짓고 있다는 확인서이다.

 

<농지원부로 받을 수 있는 혜택>

1. 건강보험료50% 감면혜택.

2.국민연금 감면혜택.

3. 농협 조합원 가입

4. 농지취득시 농지취득자격증명 불필요

5. 농업인으로 추정되고, 법상 농업인 자격요구시 그 원부 사본 제출

6. 토지거래허가구역에서의 추가 농지 구입시 유리

7. 개발제한구역 농지안의 혜택 부여시 확인 서류

8. 농촌의 일부 세금 및 공과금 보험료 준조세 등 감면 혜택

9. 농업인 대상 자금 및 대부 지원시 확인서류

10. 농지전용시 농지부담금 면제

11. 농어촌출신 대학생 장학금 신청 서류

12. 농업용 유류 구입시 일정량 면세

 

<면사무소 환경계>

집 앞에는 동네 하수구가 지나가는데 10여 미터가 덮여있지 않다. 옛날에는 빗물만 내려가서 깨끗했는데 요즘은 정화조와 부엌에서 나오는 생활하수가 이 하수구로 흘러내려오기 때문에 심한 악취와 미관상 보기 흉하다. 하수구 아랫부분의 삽으로 퍼내어 보니 돌과 각종쓰레기, 흙으로 쌓여있어 물이 잘 흐르지 않고 고여 있다.

거기에는 깨어진 주름 관까지 박혀있어 하수구에 물이 잘 흐르지 못한다. 하수구 청소를 대충해도 4시간 이상을 작업하고 공무원 퇴근시간 전에 농지원부를 신청하러 면사무소로 향했다. 농지원부 신청서류를 받고 바로 옆에 환경계가 있어서 담당자에게 마을하수구 사정을 예기하고 하수구를 덮어달라고 했더니 담당자는 항공사진까지 띄워 놓고 지금의 상황이 어떤 상황이 길래 하수구를 덮어달라고 하느냐고 묻는다. 집 앞 하수구를 덮지 않아 악취와 병해충 발생이 우려 된다고 하고, 몇 년 전에 담당자가 해결해주겠다고 했는데 여태 해결이 되지 않는다고 덧붙인다. 담당자는 해결해주지 않을 구실을 찾는 듯 항공사진을 이리저리 돌려보며 확인을 한다. 그러고는 이건 해줄 수 없다. 예산이 없다는 결론을 내리고 있었다.

면에서 해결해 준다는 기대를 별로 하지 않았기 때문에 담담히 이렇게 말한다. 지금 여기에 집을 짓고 있는데 개인이 덮어도 되느냐고 물었더니 그렇게 해라한다.

부산에 내려와 지성 카페에 이런 사실을 알렸더니 많은 회원이 시청민원실에 민원을 넣으라고 한다.

그날 밤 다음과 같은 민원을 넣었다.

“30여년 교직생활을 마감하고 내가 태어나고 자랐던 고향으로 귀촌하는 한 사람입니다.

고향을 떠나 있는 동안 늘 내 고향 영천을 자랑하고 알리는데 소홀함이 없었다고 감히 자부합니다. 자랑스러운 영천 내가 자랐던 그곳에 다시 터를 잡기위해 전원주택을 건축하고 있습니다. 주택 입구 오른쪽은 마을 회관이 있고 그 사이에 마을 하수구가 지나갑니다.

사진에서 보듯이 하수구에서 악취가 나고 있고, 여름이 되면 각종 병해충이 서식하고 있습니다. 사진은 마을에서 내려오는 하수구입니다. 옛날에는 빗물만 내려 왔는데 요즘은 정화조와 부엌에서 나오는 생활오수가 정화되지 않고 우리 집 옆으로 내려와서 논의 보로 흘러내립니다. 2년 전인가 면사무소 환경 계에 오수관을 묻어 달라고 이야기 하니까 현장 답사 후 하수관을 묻어 주겠다고 하여 기다렸는데 여태 방치되고 있습니다.

 

 

3월 20일에 다시 면사무소 환경 계에 찾아가서 전후 사정을 예기하고 하수관을 묻어 달라고 하니 예산이 없어 안 된다고 합니다. 시내에서는 하수구를 구청에서 묻어주지 않느냐고 해도 도시하고 면은 다르다고 예산 타령만합니다. 개인이 공사를 해도 되느냐고 물으니 그렇게 하라고 합니다. 그렇다면 세금을 왜 걷는지 이해 못하겠습니다.

바쁜 사람 우물판다고 하수구를 삽으로 들어 내어보니 아래쪽에는 돌과 나무, 비닐 등의 각종 쓰레기들이 잠겨있어 힘이 많이 듭니다. 특히 저기 안쪽에 있는 주름관은 시멘트 사이에 꽉 끼어 있어서 꼼짝을 안합니다. 절단기로 잘라 들어보아도 꼼짝을 하지 않아 긴 나무를 이용하여 지렛대처럼 들어 올리니 조금씩 움직이기를 오전 내내 하여 주름관 한 개를 들어내었습니다. 오후에 다시 나머지 한 개를 같은 작업을 하니 이건 주름관안에 쓰레기와 흙이 꽉차있어 더욱 힘듭니다. 조금씩 들썩여서 들어내니 오후4시가 넘었습니다. 또한 오폐수가 아래쪽 보로 흘러 들어가 논으로 곧바로 유입됩니다. 마을 하수구는 개인이 저렇게 청소하고 뚜껑을 덮어야하는 지요? ”

 

민원을 올리고 하루가 지난 후 월요일 저녁 면사무소 환경담당자라면서 전화가 옵니다. 시청에 민원을 올렸느냐? 내가 안 해주겠다고 안했다. 예산확보 후에 해주겠다고 했다며 면사무소에서 말한 것과는 다릅니다. 그러고는 민원을 지워 달라고 합니다. 해결해주면 내리겠다고 했더니 해결해 줄 테니 내려달라고 합니다. 다시 한 번 확인을 하니 해결하겠다고 합니다. 밤늦게 민원을 내렸습니다. 하수구를 덮어주는 지 지켜보겠습니다.

 

<환경계의 청소>

오후에는 대추밭에 대추나무 전지를 한다. 몇 년 동안 제대로 관리가 되지 않아서 나무가 제 제멋대로다. 전지한 가지들은 파쇄기에 넣어 파쇄 해야 하는데 파쇄기가 없다. 중고 트럭을 구입해서 농업기술센터에서 대여할 생각이다. 이리저리 자란 대추나무를 찔리고, 부딪히면서 전지 작업을 한다. 대추밭 옆은 지방도로가 지나가는데 아저씨와 아주머니 두 분이 도로가의 쓰레기를 줍고 계신다. 도로가에 대추밭이다 보니 온갖 쓰레기가 밭둑에 널려 있어서 며칠 전에도 청소했지만 아직 쓰레기가 많아서 밭둑의 쓰레기도 수거하느냐고 물으니 길가에 것만 한다. 도로에서 쓰레기를 투기했기 때문에 밭둑도 청소해야 하지 않느냐고 했더니 남의 밭에 들어가지 말라는 지침이 있단다. 그래서 가시에 찔리고 엎어지면서 밭둑의 쓰레기를 주어 도로가 내어 드리니 쓰레기 마대에 넣으신다.

 

150미터 정도 되는 밭둑의 쓰레기(깡통, 페트병, 쓰레기를 넣은 비닐봉투, 봉지 째로 버린 김치 등)를 모두 주어 담으니 마대자루 4마대가 나온다. 두 분께 고맙다고 인사드리고 이런 청소를 며칠에 한 번씩 하느냐고 물으니 원래 하지 않는다고 한다. 환경 계 담당자가 시켜서 나왔단다. 어제 환경 계에 동네 하수구 문제 때문에 민원을 넣은 것이 효과 있었는지 모르겠다. 하여튼 별 경험을 다한다.

 

전지를 마치고 현장에 와보니 두 분이 골조 작업 중이다. 설계안과 치수가 맞는지 줄자로 재어보니 정확하게 맞다. 건축주는 줄자와 메모노트를 늘 소지하고 다녀야 한다. 그래야 필요할 때 자로 재어보고 노트하기가 수월하다. 6시경 작업을 마치고 공사 팀은 철수 한다. 혼자 남아 작업 뒷정리를 하고 사진 몇 장을 찍어둔다. 집은 시공 팀에서 시공을 하고 있지만 집 마당에 배치할 창고와 장독대, 대문의 위치 등을 결정해야 할 일이 많다. 혼자서 스프레이로 선을 그려보기도 하고 배치해 보지만 결정이 쉽게 되지 않는다. 또한 정화조의 위치와 수도계량기의 위치도 결정해야 한다. 혼자 이런 저런 구상을 하며 찜질방에서 씻고 근처 식당에서 고디탕으로 저녁을 먹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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