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원주택

집짓기 제4보

머투리 2015. 3. 7. 09:19

2월22일

구정연휴가 끝나는 20일 까지 견적서를 보내겠다고 했는데 기다려도 오지 않아 재차 독촉을 하니 22일까지 보내겠다고 한다. 22일에도 역시 오지 않아 시공 팀을 변경할까도 고려해본다. 약속을 지키지 않는 이유가 무슨 사정이 있는지 알 수 없다. 그러나 철거공사는 이미 계획된 것이기에 내일 철거 팀이 몇시에 도착하는지 확인하니 8시부터 공사 시작한다고 한다. 일단 철거하고 견적서를 기다려 보기로 한다.

 

2월 23일

8시전에 현장에 도착하니 이미 철거 작업 중이다. 슬레이트를 철거하고 있다. 합류하여 각종 농기구나 장독 등을 옮기고 철거작업을 돕는다. 오늘은 장비는 오지 않고 철거 인부 2명만 왔다. 폐기할 물건은 1톤 트럭에 싣고 폐기물 처리장으로 가지고 가고 재활용할 수 있는 물건은 재활용센터에 가지고 가서 처리를 하는 모양이다.

 

     

 

 

아침 일찍 출발하느라 참을 준비한 것이 없어 아내가 싸준 물과 커피를 인부에게 주니금방 없어진다. 점심을 인근에 있는 대지 국밥집으로 가서 점심 대접하고 마트에 가서 물과 음료수 군만두를 싸가지고 현장에 도착한다. 하루 종일 이리 뛰고 저리 뛰고 일을 한다고 온몸이 아프다. 인근 마을에 사는 누님 집에 가도되지만 누님 집에서는 몸 씻는 일이 번거로울 것 같아 영천에 있는 찜질방으로 향한다. 목욕탕에 들어가서 뒤집어 쓴 먼지를 씻어내고 영천시장에 있는 포항 소머리국밥 한 그릇 먹고 찜질방으로 가서 잠을 청하지만 도무지 잠이 오지 않는다. 아침까지 잠이 오지 않는다. 6시에 일어나서 해장국으로 콩나물국을 한 그릇 사먹고 다시 현장에 도착하니 포클레인이 와서 작업준비중이다. 오늘은 인부 3명에 포트레인 1대 기사까지 합하면 4명이 작업한다. 가볍게 인사하고 포클레인 기사한테 헛간이 있는 곳에 50센티 깊이로 파보라고 한다. 40여 년 전에 아버님께서 뒷산에서 도자기를 무슨 이유인 지게로 한 짐 묻어놓은 기억 때문이다. 그러나 장소가 잘못되었는지 흔적이 없다. 철거작업에 지장이 있을까봐 포기하고 작업을 계속한다. 주춧돌은 가려내어 한 쪽으로 모아놓도록 하고 써가래며 기둥은 별도로 도로가에 모아 두도록 한다. 폐기하면 이것도 차비며 폐기물 처리며 모두 돈이다. 나중에 구들방에 땔감으로 사용해야겠다. 디딜방앗간에 있는 방아 암놈을 포클레인으로 파내어 보니 엄청 크다. 저 큰 돌의 속을 파내었으니 옛날에는 얼마나 힘들었겠는가.

어제 갔던 대지 국밥집에서 점심을 대접하고 물과 커피, 만두로 참을 한다. 안 실장 오후에 현장에 방문하였는데 몇 년 전에 유행했던 신종플루에 걸렸단다. 3-4일이 지났다고 했으니 견적서 약속을 지키지 못한 것이 이해가 간다. 천천히 줘도 된다고 위로하고 설계에 관해 몇 가지 이야기를 나누고 안 실장을 보낸다. 25톤 화물차 2대, 15톤짜리 화물차 1대 분량의 폐기물을 실어가고 철거는 오후 여섯시가 되니 대충 마쳐진다.

 

          

 

정년퇴임 후 영천 신령에 터를 잡아 잘 살고 계시는 조 선생님과 영천에서 한잔하기로 약속을 하고 영천으로 향한다. 돼지국밥 집에서 저녁을 겸해서 한잔하고 9시 경 찜질방으로 가서 씻고 잠자리에 들지만 깊은 잠은 오지 않는다.

2월25일

측량하는 날이다. 어제 측량 시간약속이 오지 않아 지적과에 전화했더니 현장에 가있기 때문에 오후 3시 까지 시간을 알려준다고 했다. 내일 10시라고 했다. 영천에서 여유 있게 사워하고 아침 먹고 출발한다. 현장에 9시 40분에 도착하니 측량 팀이 이미 와서 측량을 거의 끝냈다. 이놈의 시간은 왜 있노? 안 실장도 아픈 몸을 이끌고 와있다. 경계지점을 확인하니 위쪽 형수님 집에서 창고부분의 일부가 우리 땅을 점용하고 있고 뒷집 땅을 우리가 점용하고 있다. 그리 큰 문제가 아니어서 뒷집 분과 경계확인하고 부산집을 향한다. 아무튼 철거기간 동안 이웃과 동내 분들의 민원이 없어서 큰 다행이다.  오히려 이장을 비롯해서 많은 분들이 와서 격려도 해주시고  집짓는데 대해서 여러 가지 조언도 해주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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