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두대간도전

백두대간11구간

머투리 2022. 9. 13. 15:31
백두대간 북진종주 11구간
산행일자 2022년 9월 11일(일요일)
산행코스 안성탐방소-동엽령-백암봉-횡경재-대봉-빼봉-빼재-신풍령휴게소
도상거리 20km
실제거리 24km
산행시간 7시30-5시00분(9시간30분)

백두대간 제11차 안성매표소(4.4km)-동엽령(2.2km)-백암봉(송계삼거리)(1km)-중봉(1km)-향적봉(1km)-중봉(1km)-백암봉(송계삼거리)(3.2km)-귀봉(2km)-횡경재(5.8km)-빼봉(1,039m)-빼재(3km)-신풍령휴게소 구간은 백암봉(1,503m), 향적봉(1614m), 귀봉(1390m), 못봉(지봉)(1,343m), 대봉(1203m), 빼봉(1,039m)등 7개의 1,000m 를 넘는 봉우리를 걷는 구간이다.
어젯밤 늦게 준비해둔 도시락과 간식을 챙겨 배낭에 넣고 출발한 시각은 3시 40분이다. 추석연휴 둘째 날 고속도로는 한적하다 못해 적막하다. 자동차 계기판을 보니 기름이 40km달릴 수 있단다. 기름을 넣기 위해 휴게소에 들어간다. 추석연휴답게 화장실과 주유소만 불이 들어와 있고 깜깜하다. 차량점검은 어제 해둬야 하는데 어제 부산에서 밤늦게 와서 대간 준비하느라 차량점검을 깜박했다. 대간 버스는 대구까지 자동차로 이동해야 하기 때문에 자동차가 이상이 생기면 다른 교통수단이 없다. 택시를 부르면 영천에서 와야 하기에 대간 버스를 타기는 불가능하다. 그렇다고 자는 친구를 깨워 태워준다 하더라도 늦다. 출발 때 발견한 차량 결함으로 인한 대체 교통수단은 사실 없다.

대간버스는 2주전과 마찬가지로 3시 40분에 출발한다. 출발지에서 많지 않은 대간 대원들을 싣고 출발한다. 중간 중간 대원들의 발자국 소리를 못 들은 척 눈을 감고 잠을 청해보지만 잠이 오지 않는다. 함양휴게소에서 간단한 식사를 하고 버스는 출발한다. 출발 10여분 후에 안성탐방소에 도착한다. 버스는 순식간에 대원33명을 쏟아 낸다. 체조와 산행대장의 구호에 맞추어 체조와 구호 “열쪙“을 외치고 7시 30분 안성매표소 위로 우르르 몰려간다. 나도 지지 않을 새라 안간힘을 다하여 따라간다.
.

등산로 입구

동엽령까지 4.4km 접속구간을 올라야한다. 뛰듯이 선두를 따라가 보지만 1km 남짓 따라가다가 선두는 새벽의 공기를 가르며 사라지고 만다. 선두를 따라 가겠다는 욕심은 이내 컨디션 조절로 초점이 바뀐다. 그래 컨디션을 조절하며 걷자. 건강이 최고야!
08시 아침 여명이 능선위에 비친다. 가파른 나무계단 위에 동엽령이다.

동엽령아래 계곡
동엽령

잠시 땀을 식히고 덕유산의 능선을 따라 1시간여 백암봉(송계삼거리)에 도달한다. 09시다. 인증을 위해사진을 찍으려니 교복 입은 대간산꾼(김운기님)이 사진을 찍고 있다. 여러 가지 포즈를 취하며 이리저리 카메라를 옮기고 있다. 잠시 말을 걸어 교복은 실제 그때 입었던 거냐고 물으니 새로 구입한 거란다. 블랙약(BAC)챌린지에서 교복 입은 사진을 여러 번 관심 있게 보았는데 실제로 보다니 놀랍기만 하다.
잠시 휴식 후 대원 여러 명이 대간 길을 벗어나 있는 덕유산 향적봉을 가보자고 한다. 왕복 4km 거리다. 절대 대간 길을 벗어나는 산행은 하지 않겠다고 다짐을 했지만 중봉과 향적봉의 굽이쳐 흐르는 능선의 모습을 놓칠 수 없어 따라 나선다. 향적봉까지 푸른 하늘에 수놓은 흰 구름과 어우러진 덕유산 마루금을 눈에 담는 것도 모자라 계단을 오르면서 휴대폰을 꺼내어 사진을 찍다가 앞으로 넘어진다. 뒤따르던 대원들이 괜찮으냐고 묻는다. 정강이를 다친 것 같으나 참고 걷는다. 중봉에 올라 뒤를 보며 장엄하게 펼쳐지는 덕유산 마루금에 탄성이 저절로 난다. 이내 향적봉에 다다른다. 향적봉은 향림(香林:주목이라 일컬음)이 즐비하게 있으므로 산봉우리의 명칭을 향적봉이라고 했단다. 지금은 지구온난화 때문인지 주목이 거의 보이지 않는다. 향적봉에는 곤돌라를 타고 온 산객들이 빼곡하다. 하지만 날으는 개미떼가 온몸에 달라붙는다.

향적봉정상석

향적봉에서 바라보는 덕유산의 마루금을 즐길 새도 없이 급히 향적봉 인증 샷만 남기고 향적봉을 나선다.
그러나 향적봉- 중봉- 백암봉으로 이어지는 푸른 하늘과 흰 구름 아래 덕유산의 마루금의 아름답고 웅장함은 잊히지 않는 여운을 남긴다.

덕유산마루금

백암봉에서 기다리는 문대장과 대원들과 합류하여 귀봉으로 나선다. 대간길을 벗어났는데도 불구하고 환하게 웃어주는 문대장이 고맙다. 백암봉-중종-향적봉-설천봉으로 이어지는 덕유능선과 달리 대간 길은 조망이 거의 없다. 백암봉에서 횡경재능선 사이 널찍한 공터에서 점심을 먹는다. 대원들은 싸들고 온 갖가지 반찬을 서로 권하며 맛있게 점심을 먹는다.
횡경재와 못봉(지봉}을 지나니 가파른 내리막길이다. 조심조심 내려가지만 그만 미끄러지고 만다. 왼쪽 무릎 쪽에 찍소리가 난다. 순간 심하게 다친 것 같다는 생각이 엄습한다. 몸을 일으켜 걸어보니 다행이 걸어진다. 대간 길을 걷는 동안 수없이 미끄러지고 넘어지겠지만 그저 오늘과 같이 넘어져도 가벼운 부상이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지봉을 지나 월음재(달음재)를 다다른다. 월음재는 북쪽의 구천동 백련사에서 계곡을 따라 오르는 길과, 남쪽의 송계사에서 오르는 길과 만나는 갈림길이다. “달의 그림자가 드리워지는 고개“ 라는 뜻인데 이는 백련사에서 지봉의 그림자를 보고 백련사의 스님이 지어 붙인 이름인 것 같다. 북쪽에서 남쪽으로 보아야 달의 그림자를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옛날에 백련사와 송계사 스님들이 서로 이 고개를 넘어 다니면서 서로 소통하지 않았나 추측해본다. 싸리나무 군락지를 지나 대봉(1263m), 갈미봉(1211m)에 닿는다. <갈미>는 순수한 우리말로 ”갈라져 나온 것“이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주봉의 능선을 벗어나 떨어져 있다는 작은 봉우리라 생각하면 된다.

갈미봉

대봉(1.263m)과, 빼봉(1039.3m)은 정상석이 없어 그냥 지나쳐 왔다. 갈미봉에서 빼재 까지는 몇 번의 오르막 내리막길을 만나는데 마지막 여정이 만만치 않다. ”대간 길은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라는 말을 실감한다. 더군다나 빼재에서 기다리기로 했던 버스가 보이지 않아 신풍령터널 입구 버스정류소까지 영문도 모른 채 3km(40여분)내려와야 했는데 버스정류소 건너 빼재 입구에 거대한 교통차단시설을 해놓아 도로를 통재해 놓았기 때문이었다. 거창군에서 모노레일 등을 건설하면서 파헤친 공사로 인하여 큰비에 곳곳이 유실되어 빼재입구 도로를 막아 놓았기 때문이다.
빼재는 전북무주와 경남거창을 넘나드는 고개인데 이 고개 부근에는 사냥꾼과 도적들이 많아 그들이 잡아먹은 동물 뼈가 가득 쌓여 있었다고 한다. 그래서 “뼈재”라고 불렀다는 이야기가 오랫동안 전해왔는데 뼈가 경상도 말씨로 변하여 빼재로 변했다고 전해진다.
일제 강점기에 “빼“ 를 ”빼어나다“로 바꾸어 ”빼어난 고개“(수령秀嶺)으로 바꾸어 버렸다고 한다. 근래에는 신풍령으로 바꾸어 부르게 되었는데 이는 충북황간과 경북김천을 오가는 추풍령을 모방하여 전북무주와 경남거창을 오가는 신풍령으로 부르고 있고 빼재를 관통하는 터널의 이름도 신풍령 터널로 부르고 있다.

12구간 들머리 빼재


운행하지 않는 모노레일


빼재에서 신풍령터널앞 버스정류소까지 휴게소 까지 예정에 없던 시멘트도로를 따라 40여분의 길이 이번 대간 길을 힘들게 했다.
덕유산은 덕이 있는 넉넉한 산이라는 뜻을 가졌다고 한다. 덕유산의 산봉우리 이름조차도 넉넉한듯하다. 서봉(장수남덕유산), 칠이남쪽대기봉(가림봉), 덕유산(향적봉), 중봉(재2덕유산), 못봉(지봉)이 그러하다.

'백두대간도전' 카테고리의 다른 글

백두대간 제13구간  (4) 2022.10.10
백두대간12구간  (3) 2022.09.26
백두대간10구간  (0) 2022.08.30
백두대간 9구간  (0) 2022.08.16
송해공원을 다녀오다  (0) 2022.08.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