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두대간도전

백두대간 9구간

머투리 2022. 8. 16. 10:09
백두대간 북진종주 9구간
산행일자 2022년 8월 14일(일요일)
산행코스 중재-백운산-무령고개-영취산-덕운봉-깃대봉-육십령
도상거리 19.7km
실제거리 20km
산행시간 7시30-16시00(8시간30분)

함양군 백전면 중기마을에 도착한 시간은 7시 30분이다.
잠을 깨니 3시 20분에 맞추어 둔 알람이 아직 울리지 않았다. 어제 준비해둔 옷가지, 물, 도시락 등을 배낭에 집어넣고 집을 나선 시간은 3시40분이다. 35번 국도를 15분간 달려 포항- 익산 간 고속도로에 올리기 까지 앞뒤로 보이는 차량이 없다. 한적한 고속도를 여유롭게 달리며 라디오주파수를 kbs 오디오북에 맞춘다.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단편도 있고, 이야기에 한없이 빠져드는 단편도 있다. 듣다보면 어느새 5군수사령부앞 주차장에 도착하여 차를 주차시키고 산악회 차를 타면 산악회 버스는 4시 40분에 출발한다. 이곳에서 출발하여 만촌, 범어동, 반월당을 거쳐 성서 경유지를 거치며 종주대원들을 한가득 채우고 거창 휴게소에 들러 산악회에서 준비한 아침 식사를 간단하게 하고 9구간의 들머리 7시 30분 중기마을에 도착한다. 중기마을에서 중재(중치)까지 접속구간 1.4km를 걸어 지리 산군과 덕유산 군이 나뉘는 중재에 도착한다. 중재에서 서서히 평탄한 길을 지나 중고개재에 도착하여 잠시 휴식 후 가파른 등산로를 따라 1시간20분만에 해발 500m을 높여 백운산에 도착한다.

운무가 자욱한 습기 찬 아침 등산에 땀이 온몸을 적시고 나서야 백운산 정상에 도착했다. BAC 인증을 하고 인증용 사진을 찍는다. 옛날에는 자신의 기록이외는 백두대간을 인증을 할 수 없지만 요즘은 블랙야크에서 기획한 100개의 백두대간 인증장소에서 GPS 발도장과 표지석(목)에 찍은 사진을 올려 인증하는 챌린지 프로램에 참여할 수 있다. 블랙야크 챌린지 프로그램은 백두대간 외에 100대명산, 낙동정맥등 12개의 챌린지 프로그램을 산악인들에게 제공한다. 사기업에서 운영하지만 제법 권위가 있고 엄격하다. 백운산 정상석은 예전의 작고 깜직한 모습의 정상석이 위에 있고 조금 아래에 산림청에서 세운 커다란 정상석 뒤에 “흰 구름 산이란 뜻의 백운산은 같은 이름을 가진 전국 30여개의 산 중 가장 높고 사방이 탁 트인 훌륭한 조망대다.” 쓰인 글귀가 무색하게 운무로 자욱한 산 정상에서 보이는 것은 바로 앞의 억새뿐이다.

옛 정상석

산림청에서 세운 커다란 정상석

그렇지만 지리산 고리봉(1305m)에서 고도를 1000m대 이하로 낮추어 수정봉, 여원재를 거쳐 고남산, 봉화산, 월경산을 지나 함양과 장수사이에 1000m대를 넘어서는 최초의 봉우리이다. 맑은 날에는 천왕봉에서 노고단까지의 백리길 지리산 연봉과 남덕유에서 북덕유까지 오십리가 이어지는 덕유산 연봉이 파로나마 처럼 조망된다.


멀리 지리산군

안개낀 조망에 아쉬움을 뒤로하고 한여름의 불볕 같은 햇빛을 막아주는 운무와 시원한 바람을 고마워하며 비교적 평탄한 길을 이어가다 무령고개에서 마지막 오르막을 치고 올라 영취산(1075m)에 도착한다. 영취산은 진달래로 유명한 여수 영취산과 통도사 영취산을 떠올리게 되는데, 장수와 함양을 가르는 영취산은 백두대간에서 금남호남정맥이 분기하는 주요한 산이다. 영취산 정상에서 대간 종주 대원들과 같이 꿀맛 같은 점심을 먹는다.


북바위까지 평탄한 길을 달리듯 걸어 커다란 암봉(977봉)이 굴러 떨어질듯 아슬아슬하다. 977봉을 내려서면 억새밭이 펼쳐지지만 아직 피지 않은 억새와 안개로 아름다움 따윈 없다. 억새밭을 지나 오늘의 마지막 인증지 깃대봉에 닿는다. 깃대봉 우측아래 방지마을 바로 옆에 논개의 무덤이 있다. 논개의 생가는 장수 주촌에 있고 무덤은 생가에서 50여리 떨어진 함양군 서상면 방지마을에 있다. 논개의 무덤이 그녀가 투신해서 죽은 진주도 아니고 그녀의 고향인 장수도 아닌 이곳 함양에 논개의 무덤이 있으니 특이한 사연이 있다는 생각이 들 수밖에 없다. 남강에서 왜장을 끌어안고 죽은 뒤 시신이 건져졌고, 뜻있는 진주민들이 그녀의 시신을 걸머지고 그녀의 고향인 장수 주촌을 향해 산을 넘고 넘어 방지마을에 이르렀다. 함양 방지마을에서 장수 주촌 까지는 50여리 육십령 고개를 넘어야 하는데 무더운 여름철( 음7월7일)이라 시신이 많이 부패하여 더 이상 갈수 없을 뿐 아니라 육십령을 넘으려면 당시에는 고개위에 산적들이 버티고 있어 더 이상가지 못하고 이곳 양지 바른 곳에 묘를 쓸 수밖에 없었다고 한다. 방지마을에는 논개의 무덤과 비석과 혼령을 모시는 사당이 있다. 이와 다른 이야기는 논개의 부친인 주달문은 진사로 반가출신인데 부친이 죽고 숙부 주달문 집에 의탁되었는데 출가한 딸의 시신을 받을 수 없다하여 상여꾼들은 육십령고개를 넘지 못하고 함양 땅 방지마을에 묻었다는 이야기도 전해진다. 이런저런 설이 있지만 논개는 남편 최경회의 묘소 위에 잠들어 있다. 함양을 지나는 일이 있으면 이곳 논개사당에 들러 의녀 논개의 영정에 머리를 숙이고 가야겠다. 깃대봉 정상에서 400m 내려오면 깃대봉 샘터다. 시원한 샘물이 콸콸 흐른다. 잠시 목을 축이고 샘터에서 50여분 후 오늘의 날머리 육십령에 닿는다.

육십령은 해발 734m로 전라북도 장수군 장계면과 경상남도 함양군 서상면을 잇는 고개이다. 육십령은 신라와 백제의 국경으로 천혜의 요새로 도적떼들이 고개를 넘는 행인을 공격하는 일이 잦아 고개를 넘어가기 위해서는 장정 60명이 무리를 지어 넘어가야 도적떼들의 공격을 피할 수 있다고 하여 육십령이 되었다는 설이 있을 정도로 신라, 고려, 조선시대를 거치면서도 치안이 미치지 못하여 영호남을 잇는 교통의 요지이면서 도적떼가 들끓었던 험한 고갯길이었다. 지금은 대전-진주간 고속도로가 육십령터널이 뚫리고, 포항-익산을 잇는 고속도로가 통과는 교통의 중심지가 되었다. 고갯마루 한적한 육십령고개 옆 가게의 화장실 앞에 있는 수돗물로 시원하게 씻고 산악회에서 준비한 시원한 맥주와 수박으로 오늘의 피로를 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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