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두대간도전

백두대간 제38 구간

머투리 2023. 9. 26. 22:03
백두대간 북진종주38구간
산행일자2023년 9월 23일(토요일)∼24일(일요일)
산행코스조침령-백암령-단목령-오색초등학교
도상거리25.25km
실제거리24km
산행시간9시간 00분(휴식시간포함)

 
   이번 구간은 조침령(586m)-백암령(940m)- 단목령(855m)-점봉산(1,424m)-망대암산(1,246.7m)-암릉구간-한계령(1,004m)을 잇는 구간이다.
   
  9월23일 대구 제5군수사령부 앞에서 9시 40분에 출발한 버스는 반월당 동아백화점 앞, 성서 홈플러스 앞, 칠곡 IC를 거쳐 조침령 터널 앞 터널관리사무소 앞에 도착한 시간은 새벽 2시 50분이다.

   백두대간 종주 대원들은 점봉산에서 장쾌하고 수려한 설악능선을 바라보는 광경을 그리며 모두들 들떠있는 모습이다.

   버스에서 내리니 달은 지고 없는 음력 8월 10일 새벽은 그믐날 같이 어둠이 짙게 깔려있다.

  모두들 아름다운 설악을 그리며 들뜬 가슴을 안고 조침령 터널 관리사무소 앞을 출발한다.
 
진동리 설피마을을 출발하여 임도를 따라 조침령 표지석까지 1.5km의 접속구간이다.
 
   문대장의 출발 소리가 들리자마자 깜깜한 임도에 헤드랜턴의 불빛이 일렬로 길게 줄을 서더니 불빛은 이내 어둠속으로 사라지고
뒤따르는 대원들의 거친 숨소리가 들릴 뿐 사위는 적막 속에 잠긴다..
 
   몸을 이리저리 움직이며 몸을 풀기도하고, 헤드랜턴으로 임도 주변을 비춰보기도 한다.
 
   몸에서 뿜어져 나오는 열과 새벽의 찬 공기가 부딪쳐 희뿌연 안개를 만든다. 희뿌연 안개는 사라졌다가 없어지기도 하고 주변을 맴돌기도 한다.
 
  어두운 대간길이 익숙해지고, 주변으로 고개를 돌리니 나무들이 즐비하게 늘어서 있다.
   키가 작은 사리나무는 임도 쪽으로 목을 길게 내밀고, 키가 큰 단풍나무는 팔을 길게 뻗고 있는 모습은 백두대간 원정 대원들을 응원이라도 하는 듯하다.

  3시 40분 조침령 표지석에 닿는다. 조침령 표지석 앞에서 대원들은 사진을 찍느라 분주하다.

  조침령 표지석을 뒤로하고 표지석 뒤로 가파른 계단에 올라선다. 잠시 뒤 전망대가 나타나지만 어두워 그냥 지나친다.

  산악회에서 운영하는 백두대간 종주는 무박 산행이 많아서 백두대간의 진면목을 제대로 볼 수 없다는 것이 아쉽기도 하다.

  이번 드림 산악회의 백두대간 7기 북진 종주는 27구간 부터 40구간 까지 13구간이 무박 산행이다.

  산림청에서 세운 조침령 표지석 뒤로 가파른 계단으로 올라선다. 연이어 전망대가 나타나지만 어두워 그냥 지나친다.

  등산로는 정비되어 걷기가 편안하다. 어느덧 랜턴의 불빛이 하나둘 사라지더니 사위는 어둠속에 잠긴다. 뒤를 보아도 뒤 따라 오는 대원들의 불빛이 보이지 않는다.

   어느덧 혼자다. 아니 숲속에서 새벽의 침입자들을 몰래 감시하는 고라니나, 산양, 멧돼지들의 숨소리가 들릴지 모른다. 그래서 대간길은 홀로 걷는 것이 아니다. 숲속은 온갖 생명들이 살아가고 있다.
  
   나는 대간 길을 혼자 걷는 것이 좋다. 혼자니까 앞서가는 대원을 힘겹게 따라 붙을 필요도 없고, 뒤따라오는 대원을 신경 쓸 필요도 없다. 혼자 걸으면 주변의 야생화와 나무들을 살펴볼 수도 있고, 자연과 교감을 나눌 수 있어 좋다.
 
   조침령에서 1시간 30분여 양양 양수발전소 제한적 개방 안내 표지판이 있고 연이어 “백두대간 탈출로” 라고 적힌 이정목이 있다. 탈출로라 하지만 어디로 가는지는 적혀 있지 않다.

  조침령 터널 관리 사무소에서 조침령-삼거리-진동호-진동 분교까지 인제 천리길 구간이란다.

  그래서 인제 천리길을 검색해보았다. 인제군에서 운영하는 인제 천리길 사이트에는 “인제가면 언제 오나 길”도 있고, “곰배령 길” 도 있다. 하지만 화면은 글자가 깨알 같고. 확대 시켜보지만 더 이상 확대되질 않는다.

  진동호 쪽 저 멀리 불빛이 보인다. 진동호는 양양 양수발전소 상부댐이다. 하부 댐은 영덕호 이다.

  양수 발전소는 전력수요가 적은 밤에 하부댐에서 물을 상부댐으로 퍼 올려 전력수요가 많은 시간대인 낮에 상부댐의 수문을 개방하여 전력을 생산하는 원리다. 양양 양수 발전소는 하부댐과 상부댐과의 낙차가 819m이다. 낙차가 커서 물의 위치에너지가 커서 발전량도 그만큼 많다.
  진동호 쪽으로 불빛이 보인다. 민가인지 아니면 낚시꾼의 불빛인지 알 수가 없다.

  어둡지만 고개를 돌려 불빛을 비추면 신갈나무, 박달나무, 물푸레나무, 단풍나무가 숲을 이룬다. 숲길을 부지런히 걷는다.
  오르막이 이어지는가 싶더니 이내 내리막이이 이어진다.

  걷기 좋은 내리막이 이어지더니 넓은 공터가 나타난다. 조침령에서 2시간 30여분 북암령에 도착한다. 조침령에서 7.3km, 단목령까지 2km이다.
 

북암령 안내 표지판


   북암령은 양양군 북암리와 인제군 진동리를 이어주는 고개로 그 옛날 양양 소금장수들이 인제 내륙으로 소금이나 해산물을 팔기위해 넘나들던 고갯길이라고 한다.
 
   북쪽에 암자가 있다고 해서 붙여진 마을 이름이 북암리이고, 북암령은 마을 이름 북암리에서 따온 것이라 한다.

  잠시 배낭을 내려 물 한 모금 마신다. 어제 6시 30분 저녁 식사이후로 먹은 것이 없다. 배가 고파오기 시작한다. 국공의 단속을 피하기 위해서는 서둘러야한다.

  서서히 동쪽 하늘이 붉어지기 시작한다. 떠오르는 일출은 언제나 희망을 이야기한다. 붉은 기운을 보면 힘이 솟는다. 대간길은 오름과 내림이 이어지지만 부드럽고 편안하다.
 
   붉은 기운과 함께 날은 밝아지고 깜깜하던 주변이 뚜렷하게 보이기 시작한다. 박달나무에 흰점이 보여 자세히 살펴보니 노루궁뎅이버섯이다.  나무에 다가가서 손을 뻗으니 노루궁뎅이가 손에 잡힌다.
  
  버섯을 떼어 조심스럽게 가방에 넣는다. 웬 횡재인가 싶다. 이제 주변을 살피며 부드러운 능선길을 걷는다.

  대간길의 숲은 나무들이 갖은 모양새를 하고 있다. 걸음을 재촉하면서도 눈은 노루궁뎅이버섯을 찾아 빠르게 숲속을 훑는다.

  그렇게 숲속을 훑으며 걷기를 잠시 조금 먼 곳의 나무에 노루궁뎅이버섯이 있다.

  이번에는 3m는 됨직한 높은 곳에 노루궁뎅이버섯이 있다. 주변의 부러진 나무 가지가 있나 살피니 적당한 나뭇가지가 있다. 긴 나뭇가지로 조심스럽게 노루궁뎅이버섯을 떼니 쉽게 떨어진다. 오늘 노루궁뎅이버섯 두개를 채취하는 횡재를 했다.
 

단목령 0.4km 이정표


   단목령 0.4km 지점이다. 이정목 사진을 찍느라 잠시 지체하는 사이 잠시 떨어져 걷던 한 선생님이 따라 오신다. 빨리 걷자고 재촉이시다.
  단목령에 7시 이전에 통과를 해야 한다고 한다. 단목령에서 혹시 모를 국공(국립공원관리공단 직원)의 단속을 피하기 위해서란다.
6시 44분 단목령에 도착한다. 조침령을 출발한지 3시간 40여분 만이다.
 

단목령 출입금지 표지
단목령 포지목 앞에서


   단목령은 강원도 인제군 기린면 진동리와 양양군 서면 오색리를 잇는 고개이다.
박달나무가 많아 박달령으로 부르기도 한다. 박달나무는 한자로 단목(檀木)이다. 그래서 단목령은 박달나무재이다.

  여기서 부터 대간 길은 단목령 감시초소 뒤의 목책을 넘어 이어진다.

  여기서부터 한계령까지 국공의 감시가 가장 심한 단목령-한계령 구간이다.
감시초소는 낡고 초라하다. 국공이 저기에 들어가 있을 리는 없어 보인다. 단속을 한다면 감시초소 밖의 어디에서 할 것이라 짐작한다.
  
   단목령에서 점봉산은 5.5km 거리이다.
단목령 감시초소 뒤의 목책을 넘어서자 완만한 오름이 이어 진다. 적당한 곳에서 한선생님과 아침을 먹는다.

  이어서 가파른 오름길에는 통나무 계단이 놓여 있어서 오르는데 미끄러지지 않고 안전하게 오를 수 있다.

  단목령에서 한 시간 정도 점봉6 지점을 통과하고 있는데 앞서 가던 대원들이 우르르 몰려 내려오고 있다.

  처음에는 앞서가던 대원들이 알바를 했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아니나 다를까 국공의 단속을 피해서 되돌아오고 있다고 했다. 선두11명의 대원은 오색 삼거리에서 단속되었다고 했다.
 
   단속된 대원들은 과태료 처분을 받고 점봉산쪽으로 계속 진행을 하고 그 다음의 후미 대원들은 선두대원들에게서 단속 사실을 전해 듣고 단속을 피해 되돌아오고 있다는 것이다.

  순식간에 앞서가던 대원과 뒤따르던 대원들이 합해져서 1시간 전에 지나왔던 단목령으로 내려간다.

  모든 것이 궁금하고 상황 파악이 되지 않지만 할 수 없는 일이다, 단속은 피해야 한다는 생각뿐이다.

  단목령으로 내려오면서 출입금지인데 이정표와 통나무계단은 뭐 하러 만들어 놓았으며 이정표는 왜 만들어 놓았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

  그래서 뭣 때문에 이 구간을 출입금지로 막아 놓았는지 검색해 보았다.

  가장 큰 이유는 1982년 유네스코가 지정한 생물권보호지역이다.
  우리나라의 생물권 보호지역은 MAB(유네스코 인간과 생물권 계획)사업인데 인간과 환경과의 관계를 지구적으로 개선하기 위해 동·식물, 대기, 해안 등의 자연과 인간을 포함한 전체 생물권이 인간이 미치는 영향에 대한 연구와 능력을 배양시킬 목적으로 유네스코가 추진하고 있는 정부 간 프로그램이다.  라고 다소 포괄적이고 애매하게 적시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유네스코 생물권보호 지역은 설악산(1982년지정), 제주도(2002년지정), 신안다도해(2009년지정), 광릉숲(2010년지정), 고창(2013년지정), 순천(2018년지정), 강원생태평화(2019년지정), 연천임진강(2019년지정), 연천 임진강(2019년지정), 완도(2021년지정) 이다.

  북한도 백두산(1989년지정)과 구월산, 묘향산, 칠보산, 금강산이 지정되어 있다.

  생물권 보호 구역은 설악산 전체를 지정하여 관리되고 있고, 광릉 숲도 마찬가지다. 그러나 어디에도 생물권을 보호하기 위해 사람들의 출입을 통제해야 한다는 규정은 없다.

통제하지도 않는다.

  설악산 전체가 생물권보호 지역으로 지정이 되어 있는데, 하필이면 점봉산 구간만 출입금지 시키는지 산림청은 설명을 해야 한다.

  자연은 사람의 손길이 필요하다. 그것을 보존하기위해서는 다양한 연구와 사람들의 보살핌이 필요다.

  노고단 탐방로도 공단에서 탐방로 이외에는 출입을 엄격히 통제하고, 입장하는 사람들도 철저히 지켜주기 때문에 오히려 생태가 더 다양하고 풍요롭게 보존되고 있다.

  광릉숲도 마찬가지로 사람들의 출입을 막지 않아도 생태가 더욱 잘 보존되고 있다. 광릉숲을 개방하여 시민들은 더욱 다양한 생물들을 눈으로 보며 자연의 소중함을 체험할 수 있다.

  백두대간은 단순한 산줄기가 아니다. 백두대간 능선은 한반도의 모든 산줄기와 강줄기의 근원이다.

  백두대간의 줄기를 따라 물이 흐르고, 마을이 생겨 사람들이 깃들어 살게 되었다. 공동체가 형성되고, 우리 고유의 문화가 만들어 졌다. 백두개간의 줄기 따라 이 땅의 역사가 만들어 졌다.
 
   백두대간 종주는 우리의 근원을 찾아가는 여정이다. 우리의 삶과 문화와 역사를 이해하는 여정이다.

  백두대간을 온전히 걷는 것은 대한민국을 사랑하고 미래세대가 이 땅위에서 어떻게 살아야하는지를 몸으로 설명하고 있다.
자연을 훼손한다고 대간길을 멈추게 하여서는 안된다.

  당국은 야영이나, 취사, 임산물 불법체취, 샛길, 자연훼손을 못하게 철저히 관리 감독을 하면 된다.
 
  어느 환경단체에서 조사한 바에 의하면 자연을 훼손하는 것은 산꾼이 아니라 정부기관이라는 조사 보고도 있다

  채석장과 군사시설, 목장과 대규모위락시설, 송전탑, 광산 개발 등으로 백두대간이 심하게 훼손되어 있는 것을 두 눈으로 보아오지 않았던가.

  무분별하게 개발한 등산로는 심하게 훼손된 상태로 방치되어 있는가 하면, 저마다 자신의 치적을 선전하기 위해 백두대간의 유명한 봉우리와 등산로에 거대하게 세워둔 정상석은 자연을 훼손한 대표적인 사례이다.
 
   산림청은 무분별한 개발을 막고. 백두대간은 잘 정비하고 주변의 생태가 잘 보존 될 수 있도록 관리만 하면 된다.
  산림을 훼손한다고 더 이상 백두대간 능선의 출입을 막아서는 안 된다.

  단목령에 되돌아오니 후미대원들이 문대장과 함께 우리를 기다린다. 단목령에서 잠시 휴식 한다.

  대원들은 처음으로 겪는 국공의 단속에 막혀버린 백두대간에 난감해 한다. 내 나라 내국토를 가슴으로 밟아 보겠다고 나선 대간길이 막혔다.


   마을 어귀에 들어서자 울 집 마당에는 사람들이 북적이고 지붕위에는 아버지의 헌옷이 올려져 있었다.

  학교에 등교하여 2교시 때이다. 담임선생님이 교무실로 부르신다고 해서 급히 교무실로 갔더니 아버지가 돌아가셨다고 전화가 왔으니 빨리 집으로 가보라 하신다.

  늘 마음속에 이 날이 올 것이라고 짐작하고 있었지만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슬픈 감정을 억누르며 교문을 나왔다.

  논 한가운데의 길로 접어들고는 나는 뛰기 시작했다. 숨이 가빠오지만 참고 달린다. 오월의 햇살이 내려 쬐이는 들 한복판은 더웠다. 숨이 멎을 듯 하지만 쉬지 않고 뛰었다. 금방 땀이 옷을 흠뻑 젖었다.

  집으로 달려 들어가 아버지가 늘 계시던 사랑방 문을 열었다. 거기에 아버지는 계시지 않았다. 고모가 달려 나와 나를 붙잡고 통곡했다. 안방으로 내달았다.

  안방에는 아무도 없었다. 안방 한켠에 이불이 덮여 있었다. 이불을 걷어 재치니 거기에 아버지가 금방 잠든 모습으로 눈을 감고 계셨다.

  나는 아버지의 가슴에 얼굴을 묻고 흐느끼기 시작했다. 그 흐느낌과 통곡은 그칠 줄 몰랐다.
  고모님이 걷은 이불을 다시 덮으며 나를 일으켜 세웠다. 그때서야 정신이 들어 아버지의 손을 잡으니 사늘하다. 아버지에게서 물러앉으며 흐느꼈다. 누구하나 말리는 사람은 없었다.

  그렇게 해가 지고 밤이 깊도록 나는 아버지 곁에서 흐느꼈다.

  친척들은 아버지의 죽음을 안타까워하기보다 어린 자식들이 살아 갈 일을 애달파 하였다.
  아버지는 나를 누구보다 사랑하여 주셨다. 내가 철이 들자 아버지는 병이 들었지만 병중에도 나를 믿어주시고 자랑스러워 하셨다. 그것은 말을 하지 않으셔도 표정에서, 눈빛에서 나는 느낄 수 있었다.

‘ 욱아 공부 잘 해라이.
나는 니가 공부하겠다면 유학까지 시켜준데이.‘

  아주 어릴 적 아버지의 목소리가 들린다.
아버지의 싸늘한 주검 앞에서 나는 아버지의 목소리를 들었다

  나는 아버지 앞에서 다짐은 하지 않았다. 아버지의 말씀은 내가 살아가는 동안에 늘 내 귀에 메아리 쳤다.

   여름이 가까이 오고 있었다. 나는 농사일과 학교 공부에 하루하루를 바쁘게 보냈다. 아버지가 돌아가신 후 달라진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오랫동안 병환에 계셨으니 아버지는 사랑방에 늘 계시는 듯 했지만 달라진 것은 어머니가 사랑방에 밥상을 나르지 않는 것이다.
또한 한 달에 한번 병원 모시고 가지 않는 것이다.



   문대장은 오색리로 하산을 결정했다. 오색리에서 단목령을 거쳐 인제군 기린면 진동리로 넘던 막고개이다.

  그러나 옛길은 흔적을 찾을 수 없다. 한 선생님이 옛길을 기억하며 길을 찾아 내려가면 우리 대원들은 놓칠세라 열심히 내리막길을 따라 내려간다.

단목령에서 오색으로


  한 선생님은 오랫동안 가이드를 해 오신 원로 등산인 이시다.

  가파른 낭떠러지를 내려서고 미끄러운 계곡물을 건너기를 반복한다. 때로는 미끄러운 내림 막에 뒹굴기도 하고, 굴러 내려오는 돌에 속수무책으로 맞기도 하고, 계곡의 이끼를 밟아 미끄러지기도 하며 정신없이 걷는다. 앞서가던 대원이 길을 못 찾아 헤맬 때는 다른 대원이 이리저리 길을 찾아 개척해야 했다.

이런 곳을 여러번 지나야 한다
길을 찾아 헤매는 대원들


  한 시간여의 사투 끝에 오색천의 우렁찬 물소리가 들린다. 강 건너에는 아름답게 꾸민 오색초등학교가 보인다.

오색초등 앞 계곡


  오색리에 도착했다.
계곡의 물이 깊어서 모두들 신발을 벗어 맨발로 조심조심 물을 넘어지기도 하며 계곡을 건너 오색초등학교 앞의 개울물에 발을 담그고 오늘의 아쉬운 대간길을 마무리한다.
 
단목령에서 점봉산91,424m), 망대암산(1,246.7m)-암릉구간-한계령(1,004m)까지 막힌 대간길을 선답자의 산행기를 보고 적어 본다.

  단목령에서 2시간 정도 걸으면 오색 삼거리가 삼거리가 도착한다. 이어 가파른 오름이 시작된다. 1km 거리를 500m 이상의 고도를 높이는 가파른 오름길을 올라야한다.

  점봉산(點鳳山, 1.424m) 정상은 널찍하다. 둥글다는 뜻의 덤붕산이 한자 표기를 하면서 점봉이 되었다고 한다. 설악산 국립공원에 속하고 남설악의 중심이 되는 산이다.

  점봉산은 한반도 식물의 남북방 서식지의 한계선이 맞닿아 있으며 우리나라 전체 식물종의 20%에 해당하는 8백54종의 꽃과 나무들이 자생한다고 한다. 유네스코가 지정한 생물 보존 구역이다. 남쪽으로 작은 점봉산(1,297m)과 곰배령이 있다. 곰배령- 점봉산 지역은 백두대간 중 소백산 지리산등과 함께 천상의 화원으로 불릴 만큼 각양각색의 나무가 자라고,꽃이 피는 곳이다.

  점봉산에서 조망은 막힘이 없다. 설악의 귀떼기청봉, 대청봉, 중청봉의 서북능선이 병풍을 두른 듯 마주하고 있고 아래로는 망대암산을 비롯해서 주전골과 흘림골의 비경이 한 폭의 그림 같다.

   점봉산 정상석 뒤에는 “점봉산은 제1회 아름다운 숲” 전국대회에서 22세기를 위해 보존해야할 숲으로 선정된 곳입니다. 2000.11.23산림청 인제국유림관리소“라고 새겨져 있다.

  점봉산에서 좁고 가파른 내리막길을 한 시간 정도를 내려서면 망대암산에 도착한다. 가파른 내리막길에서도 앞에 펼쳐지는 설악의 아름다운 풍광에 시선이 가니 조심해서 내려서야한다.
 
   망대암산 정상에 서면 설악의 서북능선을 따라 끝청과 중청, 그리고 대청봉까지 한눈에 들어온다. 망대암산(望對岩山, 1,234m) 주전골에서 불법으로 몰래 엽전을 만들기 위해 단속 감찰관을 망을 보았던 자리라 해서 붙여진 이름이라고 한다.

   망대암산(望對岩山, 1,234m)은 만경대와 서북능선의 바위 암벽을 바라볼 수 있는 산이라는 뜻이 더 잘 어울린다.

  망대암산에서 잠시 너덜바위지대를 지나면 숲으로 들어가고 이어 산죽 밭이 이어진다.
이어 십이담 갈림길을 지나면 그 유명한 UFO바위를 지나 마지막 오르막을 오르면 암릉 지대가 나타난다.

  돼지머리를 닮았다 고해서 붙여진 “돼지머리 바위”를 보면서 본격적인 암릉 구간이 시작된다, 암릉 구간을 내려설 때는 앞뒤에서 한명씩 봐주며 내려서야 한다.

  암릉 구간은 오름과 내림이 반복되는데 가는 밧줄이 매달려 있다. 밧줄을 잡고 조심스럽게 내려서야 한다.
   암릉을 지나 마지막 암릉에서 한계령과 설악산 서북능선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다.

  이곳 조망 터에서 내려서면 감시초소가 나오고 철조망을 넘어서면 한계령 휴게소가 나온다.


  임영웅도 불렀다는 조은성의 곰배령 노래를 들으며 위로를 해본다.

  바람마저 길을 잃으면 하늘에 닿는다
점봉산 마루 산새들도 쉬어가는 곳
곰배령은 말이 없는데
여인네 속치마 같은 능선을 허리에 감고
동자 꽃 물봉선이 곱게도 피는 그날
사랑 두고 님을 두고 그 누가 넘어가니
하늘고개 곰배령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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