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두대간 북진종주 | 33구간 |
산행일자 | 2024년 8월 24일(일요일) |
산행코스 | 백복령-생계령-고병이재-석병산-두리봉-삽당령 |
도상거리 | 17.5km |
실제거리 | 18.5km |
산행시간 | 7시간30분(휴식시간포함) |
33구간은 백복령(780m)-생계령(生溪嶺)-석병산(1,055m)-두리봉(1,034m)-삽당령(680m)이다.
백두대간 북진종주 33구간인 이번구간은 2023년 7월29일-30일 무박으로 진행하였으나 산행 후 차일피일 미루다가 산행기록을 못하였다.
마침 대구 드림산악회에서 남진종주 8구간(삽당령-백복령구간)을 진행하고 있어 이번구간을 다시 답사하게 되었다.
23일 11시 40분에 5군수 지원 사령부 앞을 출발하여 삽당령에 도착한 시간은 24일 새벽 5시이다.
버스에서 내리니 백두대간 대원들은 문대장의 구령에 따라 체조를 하고 있다. 체조를 따라 하는 둥 마는 둥 하며 산행준비를 하고 기념사진을 찍고 33구간(삽당령-백복령구간)을 시작한다.
삽당령-4.4km-두리봉구간
삽당령(揷當嶺, 680m))은 35번국도(부산-강릉간국도)의 정선군에서 강릉시로 넘어가는 고개이다.
삽당령은 삽현(揷峴)이라고도 하는데, 고개의 생김새가 삼지창처럼 세 가닥으로 되어 있어 붙여진 이름이다.
![](https://blog.kakaocdn.net/dn/cyT882/btsJlIWoGAY/f5xmrToT9yBP9BGN79Af50/img.jpg)
한여름의 새벽, 삽당령에는 바람 한 점 없다. 6월부터 시작된 유래 없는 무더위가 아직 기승을 부리고 있다.
이곳 백두대간m이 탐방로에도 어김없이 한여름의 더위가 새벽안개 속에 드리워져 있다. 긴 통나무 계단을 따라 바람 한 점 없는 대간길을 재촉한다.
완만한 오르막이 계속된다.
뒤따라오는 대원들에게 앞을 내어주며 발걸음을 제촉한다.
원목 계단은 오랫동안 보수를 하지 않아 흙은 패이고 높낮이가 맞지 않아 보폭을 맞추느라 애를 먹는다.
얼굴과 팔에서 쉼 없이 땀이 뚝뚝 떨어진다. 손수건으로 땀을 닥아 보지만 이내 땀범벅이다.
길은 완만하게 오르막과 평지가 계속 이어진다. 나뭇잎에 맺힌 이슬은 지나가는 실바람에 무게를 못 이기고 우둑우둑 비처럼 떨어진다.
어깨 높이만큼 자란 산죽길이 수시로 나타났다가 사라지기를 반복한다. 하지만 걸음을 방해할 정도는 아니다. 누군가가 다듬어 놓은 듯이 길은 또렷하다. 연신 땀은 나지만 마음은 평온하다.
삽당령을 출발한지 1시간 30분 만에 두리봉에 닿는다.
두리봉(斗里峰: 1,033m)의 두리는 ‘모양이 둥글고 큼’ 을 나타낸다. 두리봉은 정상이 둥글고 펑퍼짐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그래서 정상은 그냥 펑퍼짐한 공터이다. 정상석은 없고 표지목만 있다. 정상주위에는 나무 탁자가 놓여 있다.
![](https://blog.kakaocdn.net/dn/nvnno/btsJmJ7JFWq/CQS5RqC64PrfkzbWpiPEu0/img.jpg)
블랙야크 인증을 하고 서둘러 석병산을 향한다.
두리봉-2.1km-석병산(石屛山:1.055m)구간
석병산으로 향하는 산길은 내리막으로 시작된다. 제법 가파른 내리막이다.
석병산까지의 능선 길이 두리뭉실하게 생긴 것은 등산 초입과 같다. 하지만 아까보다는 골이 조금 더 깊어졌고 경사 또한 약간 더 가팔라졌다.
그렇다고 길이 위험하거나 힘에 부대낄 정도는 아니다. 그러니 마음은 여전이 평온하다.
석병산 삼거리에 닿는다. 직진하면 백두대간길이고 석병산은 대간 길 주능선에서 왼쪽으로 약간 비켜나 있다.
첫 번째 바위 봉우리에 올라선다. 갑자기 너 멀리 백두대간의 마루금이 한눈에 들어온다.
첫 번째 바위 봉우리를 지나 잠시 내리막길을 내렸다가 오르막길로 올라서면 석병산(石屛山:1,055m) 정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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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위로 이루어진 정상에는 조그마한 정상석이 자리를 지키고 있다.
석병산은 깎아지른 듯 솟아 있는 기암괴석의 바위들이 마치 산 아래를 병풍처럼 감싸고 있는 듯하다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석병산 정상에 서면 백두대간 마루 금이 선명하게 들어온다. 북쪽으로 멀리 고루포기산, 능경봉, 선자령이 고스란히 눈에 들어온다.
백두산을 향해 북쪽으로 줄달음치는
백두대간은 서쪽은 완만한 경사를 이루고, 동해바다가 있는 동쪽은 급경사를 이루는 전형적인 동고서저 지형이다. 그래서 동쪽은 나뭇가지 이외에는 막힘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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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병산은 석회암으로 형성되어 동굴이 많은 산이기 때문에 범바위골 계곡이 주류인데도 계곡에 물이 흐르지 않아 특이하다.
석회암 지역의 특성상 지하에 커다란 동굴로 물이 흘러들기 때문이다.
석병산 정상을 가파른 내리막길로 내려서면 바위에 커다란 구멍이 뚫려 있는 일월문(日月門)을 만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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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월문이란 맞은 편 능선에서 바라보았을 때 뻥 뚫린 구멍이 해(日)와 달(月)처럼 보인다고해서 붙여진 이름이란다.
일월문 앞에서 사진을 찍느라 많이 지체 된다. 일월문을 품고 있는 이 암봉이 일월봉인듯 하다.
일월문 아래 가파른 하산길을 따라 계속 진행하면 상황지미에 닿는다.
석병산-태형봉- 생계령:7.2km구간
일월문에서 다시 석병산 갈림길로 되돌아와 왼쪽 대간 길을 따라 걸으니 갑자기 길이 좁아지고, 자갈길이 시작된다.
긴 내리막과 산죽길이 이어지다가 잡목이 우거진 숲 속을 지나게 되는데 나뭇가지에 머리를 부딪치기 일쑤다.
옥계석회동굴 갈림길이다. 여기가 고병이재이다.
고병이재에서 산죽이 있는 급경사를 한 시간 정도를 오르내리니 태형봉(921m)에 닿는다.
태형봉 정상에는 돌에 새긴 태형봉 정상석이 있었는데 지금은 없다. 무슨 이유에선지 모르지만 구군가가 던져 버린듯하다.
다시 급경사가 이어지고 노송이 그 자태를 뽐내고 있다. 오르막을 몇 번 오르내리니 서대굴 안내판을 만난다.
경사는 완만하지만 잡목이 여간 성가시지 않는다.
갑자기 기계음소리가 나서 쳐다보니 왼쪽으로 멀리 자병산 석회석 광산에서 나는 소리였다.
백두대간의 마루금은 백복령에서 바로 자병산을 거쳐 생계령 이어진다.
석회석 광산개발로 자병산은 크게 훼손되어 백두대간은 자병산을 향하지 못하고 생계령을 거쳐 석병산으로 가야한다.
해발 1,055m인 석병산과 해발 872.5m인 자병산은 형제산이다.
석회암지대인 석병산과 자병산은 한국의 그랜드 캐니언이라고 불릴 정도로 빼어난 자연 경관을 뽐내었다.
회색빛 바위, 자줏빛 바위가 병풍처럼 둘렀다고 해서 각각 석병산, 자병산으로 명명되었는데
자병산의 석회석 채광으로 백두대간의 산줄기가 자병산에서 끊겼다.
자병산은 1978년부터 석회석 채광이 시작되었단다. 멀리서 바라본 자병산은 황토색으로 뒤덮여 있고 공사로 인한 소음이 이곳까지 나는 것으로 보아 석회석 아직 채굴이 이루어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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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린 백두대간의 한 줄기인 자병산을 잃은 것이다. 더욱 안타까운 것은 그토록 아름답던 자병산의 사진이나 그 흔한 산행기가 남겨진 것이 없다는 것이다.
자병산의 아름다운 경치나 생태가 사진이나 글로서 존재하는 것이 없다는 것이 안타깝다.
생계령-4.9km-백복령구간
생계령(生溪嶺)에 도착했다. 생계령은 산계리와 임계면을 잇는 고개이다. 옥계면 산계리 사람들이 정선 임계장을 보기 위해 넘나들었던 고계로 산계령이라는 다른 이름으로 불리기도 한다.
카르스트 지형(석회암 등의 물에 녹기 쉬운 암석으로 구성된 대지가 빗물 등에 의해서 용식되어서 생성된 지형)의 초기 형태로 주변이 넓은 원형으로 움푹 꺼져 있는 돌리네(doline :카르스트 지형의 탄산염암의 화학적 용해 또는 지하 침윤 과정으로 발생한다.)가 형성되어 있다.
주변을 둘러보니 잡목이 우거져있어 움푹 꺼진 doline는 보이지 않고 곳곳에 안내 간판만 덩그러니 세워져 있다.
생계령을 지나니 다시 넓은 길이 이어지지만 762봉과 796봉을 오르는 길이 힘들다
769봉을 넘자 야자수 매트가 길게 깔려 있고 곳곳에 카르스트 지형 탐방로임을 안내하고 있지만 숲이 우거져 카르스트 지형의 함몰지(doline)를 확인 할 수 없다.
다시 완만하지만 짧은 오르막과 긴 오르막을 지나 철탑을 지나고 곧 백복령 철문을 지나 백복령에 닿는다.
![](https://blog.kakaocdn.net/dn/cMucz2/btsJlujA5yB/mLd36c1hVK8VDUMV5Wu9MK/img.jpg)
백복령은 <택리지>(조선 영조 21년, 1751년 이중환이 저술한 인문 지리서)에는 백봉령(白鳳嶺)이라 했고, <증보문헌비고>(조선 영조 46년(1770년) 편찬된 한국 전통문화 백과사전)와 <여지고>(신경준이 저술한 지리서)에는 백복령(白福嶺)과 백복령(白複嶺)을 혼용했다.
지금도 백복령·백봉령 모두 불리고 있지만, 산림청에서 세운 표지석과 지도에는 백복령으로 적혀 있다.
카르스트 지형이라 백복령에는 계곡이 없어 씻을 물이 없어서 백복령 휴게소에서 설치한 간이상수도의 졸졸 흐르는 물로 몸을 씻을 수 있었다.
이번 구간은 조망이 좋은 구간이 아니다. 그저 밋밋한 등산로를 따라 완만하게 오르내리는 특색이 없는 구간이다.
백두대간 산 꾼에게는 삽당령-백복령구간이 그저 볼 것이 없는 특색 없는 백두대간을 잇기 위한 구간일 뿐일지 모른다.
하지만 석회암 지형으로 곳곳에는 기암절벽이 숨어 있고 석회암 동굴과 돌리네가 곳곳에 있어 지질학적으로 매우 소중한 곳이다.
또한 자병산이 석회석의 채굴로 처참히 잘려나가고 있는 현장이기도 하다.
그래서 삽당령-백복령 구간은 우리에게 우리강산 우리 국토를 어떻게 보존하며 가꾸어 나가야 할지를 가르쳐 주는 구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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