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두대간도전

드림산악회 백두대간 9기 북진종주 1구간

머투리 2025. 4. 22. 18:24

백두대간 북진 1구간 (어천마을-내리저수지)
산행날짜 : 2025년 4월 19일(토)
산행코스 : 어천마을-웅석봉-왕재-내리저수지
산행거리 : 실제거리10km 도상거리=8.5km
산행시간 : 5시간

  드림산악회 백두대간 9기 북진종주를 시작하며

  2022년 4월10일 어천마을에서 백두대간 북진 1구간을 시작하여 2023년 10월21일 미시령에서 40구간의 백두대간의 대장정을 마무리했다.

드림산악회의 백두대간을 이어가면서 블랙야크의 BAC앱을 통해 '백두대간 ECO Trail' 프로그램에 참여했는데 '백두대간 ECO Trail'은 지리산 천왕봉에서 진부령까지 총 100개의 인증지에서 휴대폰으로 GPS 인증을 할 수 있다.

  이 프로그램은 한반도 생태계의 큰 축인 백두대간의 안전하고 친환경적인 탐방과 생태계 보존을 목표로 하고 있다.

  그래서 산불방지기간에는 인증을 할 수 없으며, 비법정(공식적으로 등산로 지정이 없는 길) 탐구구간은 인증지가 없다.

  드림산악회 7기에서는 매주 2,4주에 대간을 이어가기 때문에 산불방지에 탐방한 구간은 BAC 인증을 할 수가 없었다.
  
  이 구간은 개인적으로 탐방하여 BAC 인증을 하였다.

  그래서 드림산악회에서 23년 2월12일과 2월26일에 탐방한 21, 22구간(은티마을, 이만봉-구왕봉-백화산- 희양산-황학산-은티재)을 23년 6월4일에 드림산악회 7기 대원인 현진, 겨울잔설, 홍진우, 여은연님과 함께 재 탐방하여 BAC 인증을 했다.

   드림산악회에서 23년 3월 12일에 탐방한 23구간(이화령-조령산-제3관문-마패봉-부봉-탄항산-하늘재)은 악천후로 제3관문에서 문경새재로 하산하여 마패봉, 부봉삼거리, 탄항산을 인증하지 못하였고, 3월 26일에 탐방한 24구간의 탄항산은 산불방지기간이라 인증을 하지 못하였다.

   이곳 인증지를 인증하기 위하여 23년 6월18일 홀로 하늘재주차장에 차를 주차하고 하늘재에서 포함산을 올라 인증하고, 다시 내려와 하늘재-탄항산-부봉-마패봉-문경새재 제3관문코스로 진행하면서 탄항산, 부봉삼거리, 마패봉을 인증하였다.
 
    개인 사정으로 산행에 참여하지 못했던 23년 7월9일의 32구간(댓재-백복령구간)의 BAC 인증구간인 청옥산, 고적대, 갈미봉, 상월산, 1022헬기장, 1029봉은 23년 10월 15일에 도전하였으나 산행 초입인 햇댓등에서 무려 4시간 동안 알바를 하는 바람에 인증을 실패하고 10월 29일 재도전하여 백복령- 댓재구간을 완성하였다.
 
   햇댓등에서 왼쪽으로 크게 꺾인 대간길을 찾지 못하고 직진을 하여 댓재 옛길 코스로 잘못 들어 태광사까지 내려가 버렸다.

  댓재 옛길의 이정표를 따르면 두타산에 오를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을 한 것이다. 미리 댓재-백복령구간을 철저히 준비 못한 결과였다.
 
드림산악회 7기 북진종주는 이미 작년 10월 23일 졸업을 했으나 BAC 인증은 아직 완성하지 못했다.

  첫 인증구간이라서 서툴러서 인증하지 못했던 천왕봉을 24년 4월 22일에 재 탐방하여 BAC 인증을 했다.

  드림산악회에서 23년 4월 9일에 산불방지기간에 탐방했던 25구간의 문복대와 4월23일 탐방했던 26구간의 도솔봉은 BAC인증을 하지 못하였다.

   그래서 도솔봉은 24년 5월 19일 죽령에 차를 주차하고 죽령에서 도솔봉을 인증하고 다시 죽령(6시간)으로 내려와 차를 몰고 저수령으로 가서 저수령에서 문복대를 올라 인증을 하고 저수령으로 다시 내려오는(2시간)방법으로 도솔봉과 문복대를 인증을 했다.

  '백두대간 ECO Trail'의 백두개간 BAC 인증서는 지리산 도전기간 22년5월 22일∼24년5월 19일(729일) 로 되어 있다.

  이것은 드림산악회의 7기 북진종주대의 천왕봉 등정이 5월 8일이지만 BAC 인증을 하지 못해서 백두대간 인증구간인 5월 22일 등정했던 세석대피소가 첫 인증이 되고, 24년 5월 19일 인증을 했던 문복대가 마지막 인증이 되어 도전기간이 22년5월 22일∼24년5월 19일(729일) 이 된 것이다.
 
드림산악회 백두대간 9기 북진종주는 드림산악회와 구미대학과 협업하여 진행하며 구미대학의 4학기 학위과정이다.
이 프로그램에 참여하면 구미대학교 총장 명의의 인증 패와 인증 매달을 수여받으며 전문학사 학위증을 수여받고 대학에서 백두대간 산행기나 자서전 형태의 e북을 제작 지원한다.
 
   보통 백두대간 북진은 지리산 중산리나 대원사나 백무동에서 천왕봉을 올라 진부령까지 680km의 거리의 백두대간을 이어가지만 드림산악회는 산청군 어천마을에서 웅석봉을 올라 밤머리재, 왕등재, 새재, 중봉, 천왕봉을 올라 진부령까지 약 700km, 접속거리를 포함하면 786km의 대간길을 이어간다.
오늘 드림산악회 9기 북진종주대는 1구간 들머리 어천마을에 백두대간 38구간의 대장정을 시작한다.

  산악회버스는 8시 30분에 드림산악회 9기 북진종주 1구간 들머리 어천마을에 도착한다.

  드림산악회 문상진대장의 힘찬 구령과 함께 체조를 하고, 기념사진을 찍고 힘찬 첫걸음을 내딛는다. 종주대 대원들은 저마다 백두대간의 완주를 다짐하는 듯 얼굴이 상기되어 있다.

어천마을-웅석봉

어천마을은 산청군 단성면과 산청읍의 경계에 있는 경호강변의 마을이다. 어천계곡과 경호강의 래프팅으로 유명해진 마을은 어느덧 팬션마을이 되어 있다.
 

북진종주 기념사진


웅석봉을 오르는 길은 처음부터 가파른 오르막과 마주한다. 숨이 턱에 닿을 듯 한 심한 경사가 버티고 있다. 처음부터 된비알을 쏟아야 한다.
가파른 경사면을 1시간 30여분 오르니 헬기장이 나오고 헬기장에서 우측사면을 또 가파르게 1시간을 오르니 정상부근의 산불 감시초소가 나온다,
산불감시초소에는 안에 감시원이 계시는 듯 신발이 놓여있고 인기척이 있다. 곧이어 웅석봉에 닿는다.
 

웅석봉 정상석


경남 산청의 웅석봉(熊石峰·1,099m: 곰바위산)은 산꼭대기의 형상이 곰을 닮았다고 하여 곰바위산이라 한다.

  웅석봉은 절벽에 곰이 떨어져 죽었다는 전설이 전할정도로 산세가 가파르고 험하다. 정상에서 보면 북쪽에 깎아지른 낭떠러지가 형성되어 있어 곰이 떨어져 죽었다는 전설도 설득력이 있어 보인다.

  보통 웅석봉은 지리산 자락의 한 봉우리로 분류된다. 천왕봉에서 북동쪽으로 뻗은 백두대간 줄기는 중봉과 하봉을 거쳐 쑥밭재에 이른 다음 방향을 동으로 틀어 왕등재와 깃대봉을 거쳐 경호강으로 잦아들기 직전에다 웅석봉을 솟구쳤다.

  웅석봉은 이렇게 지리산의 연장선 상에 있으면서도 남북으로 제법 큰 산괴를 형성하고 있다.

   정상을 중심으로 동쪽으로 뻗어 내린 줄기는 경호강으로 이어지지만, 남릉은 수양산(首陽山 · 502m)을 거쳐 덕천강으로 뻗어나가면서 하나의 큰 줄기를 이룬다.

  산세가 웅장한 만큼 수려한 계곡도 많다. 정상을 중심으로 뻗어 내린 곰골과 어천계곡, 청계계곡, 닥밭실골 외에도 남릉에서 발원하는 백운동과 실골 같은 골짜기는 경관이 뛰어나고 물이 맑기로 유명하다.

  웅석봉은 이렇게 빼어난 산세를 지니고 있음에도 지리산에 비하면 한적한 편이다. 지척에 위치한 지리산 천왕봉으로 사람들이 몰리기 때문이다.

  흐리던 날씨가 웅선봉 정상에 오르니 하늘이 맑아 웅석봉 정상에서 바라보는 조망은 가히 압권이다. 서쪽으로 지리산 천왕봉과 재석봉, 연화봉, 촛대봉으로 이어지는 1000m급 산들의 장쾌한 산군을 조망된다. 북서쪽으로 천왕봉 너머 덕유산군과 북쪽으로 황매산이 한눈에 들어온다.

웅석봉에서 바라본 지리산


   최근 들어 지리산 천왕봉에서 종주를 시작하거나 마치던 백두대간 종주 팀들도 이 웅석봉을 기점으로 삼는 경우가 많아졌다. 이제 웅석봉은 지리산의 한 자락 일뿐 아니라 백두대간의 일부로 인식되기 시작했다.

웅석봉 산행은 산청읍에서 접근해 지곡사 쪽에서 오르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하지만 산청읍과 시천면을 잇는 59번 국도가 포장되면서부터 등산방식에 변화가 생기게 되었다.
   그동안 웅석봉은 험준한 산세 탓에 천왕봉보다 오르기 힘든 산으로 인식되어 왔다.
  산청읍 쪽에서 접근할 경우 1,000m 고도차의 가파른 산길을 치고 올라야 하기 때문에 힘들 수밖에 없다.
   하지만 해발 570m의 밤머리재에서 산행을 시작하면 운치 있는 능선 길을 따라 쉽게 정상에 오를 수 있다. 능선에서 보는 천왕봉 동쪽 사면의 조망도 뛰어나 인기 있다.

  웅석봉 등산로는 밤머리재 기점 코스 외에도 지곡사에서 출발해 계곡을 통해 정상으로 오르는 코스, 새로운 백두대간 종주 기점으로 조명되고 있는 어천계곡 코스, 닥밭실골을 통해 웅석봉 남릉으로 이어지는 코스 등이 있다. 청계계곡과 아랫바람재 등에서도 웅석봉을 오를 수 있었으나 임도 개설과 댐 조성 등으로 지형이 변하며 등산로 초입부가 희미해져버렸다.


   우리 종주대원들은 정상에 설치된 전망대 데크에서 점심을 먹는다. 저마다 정성스럽게 싸온 도시락을 서로 권하며 아직은 서먹한 관계를 서로 안면을 익혀간다.

웅석봉-왕재-내리저수지
웅석봉에서 가파른 내리막길을 조심스럽게 내딛으며 하산 길을 재촉한다. 백두대간 길은 이곳 웅석봉에서 왕재를 거쳐 밤머리재로 내려가야하나 3월에 일어난 산불로 밤머리재 등산로가 폐쇄되어 왕재에서 내리저수지로 하산한다.
왕재 이정표에서 내리저수지 방향은 등산로의 오른쪽으로 꺾이며 45도 이상의 가파른 길을 내려서야 한다. 낙엽이 쌓인 가파른 내리막길은 잠시도 긴장을 늦출 수 없다. 허벅지가 탱탱하게 당긴다.

  나는 왜 또다시 백두대간을 시작했을까?
한 번도 힘들다는 백두대간을 나이 70을 넘어 두 번째 백두대간을 또다시 시작했을까?

  주말마다 산을 찾게 된 때가 40대 후반나이였다. 그전에는 주말마다 어머니 일을 도우러 시골에 가야 하기 때문에 주말에 산을 찾는다는 것은 감히 염두도 못 낼 시기였다.

   40대 중반 어느 때부터 뒷목이 뻐근하게 아프며 긴장하면 목이 더욱 뻐근해지는 정신장애가 왔다. 일상이 남들 앞에 서야하는 교사 직업이라 직장을 그만둬야 될지도 모르는 상황이었다.

  정형외과나 한의원을 찾았지만 병은 전혀 나아지지 않았다.
  어느 날 퇴근길에 버스를 타고 차창밖에 정신병원의 간판이 눈에 들어와 갑자기 정신병원에 가볼 까하는 마음이 생겼다.
  그때만 해도 1990년대라 정신병원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그리 좋지 않았을 때였다. 그렇게 시작된 정신병원을 4년 넘게 다니게 되었다. 병원 의사 선생님은 평생 치료해야 된다고 하여 이래서는 안 되겠다고 등산을 시작한 것이 지금에 이르고 있다.
 
  시골 어머니께 자주 못가는 것이 죄스럽지만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

  처음에는 지리산을 탐방하기 시작했다. 지리산을 탐방하게 된 것은 지리산은 삶의 역사가 있기 때문이다.
   옛 선비들이 찾았다는 청학동을 찾아 쌍계사 불일폭포아래 청학동을 답사하기도 하고 세석고원에서 청학동을 찾아보기도 했다. 그곳에서 책속의 흔적을 찾았지만 그 흔적은 곳곳에 스며있는 것이 아니라 그저 글로만 존재하는 듯 흔적을 찾기가 힘들었다.

  옛 선비들의 산유기에 나타난 지명들을 찾아 다녔으며, 이태작가님의 소설 남부군과 이병주작가님의 소설 지리산을 읽으며 빨치산 유격대의 활동거점들을 찾아 다녔다.

  또한 조정래 작가님의 소설 태백산맥 전권을 읽으며 벌교와 여수를 여행하기도 했다.
  소설속의 삶의 흔적을 찾아 지리산 능선과 계곡을 누비고 다녔던 것이다.
국제신문의 근교산에 올라와 있는 지리산을 가는 산악회를 골라 산을 타기 시작했다.

  나는 옛 선인들의 산유기를 보고 답사하면서 선인들의 글속의 마음을 몸소 느껴보려고 노력했다.
 


  낙엽이 쌓인 가파른 경사를 내려서니 계곡에 굵은 돌이 어지럽게 박혀있는  돌을 디디며 30여분 내려가니 오른쪽 계곡에 폭포가 우리를 반긴다. 폭포 아래로 내려가 잠시 땀을 식힌다.
 

선녀탕 상류 폭포


폭포에서 10여분 내려가니 선녀탕의 맑은 물을 감상하고 포장된 임도를 따라 내려서니 지곡사가 왼쪽에 있다. 선녀탕 안내간판에는 김종직의 유두류록에 선녀탕이 언급되어있다고 적혀있지만 당시 함양군수 김종직은 1472년에 함양관아에서 쑥밭재 방면으로 가서 하봉(下峯)과 중봉(中峯)을 거쳐 지리산 최고봉인 천왕봉에 올랐다가, 통천문(通天門)으로 하산하여 제석봉과 영신봉을 지나고, 백무동(百巫洞)을 거쳐 함양관아로 돌아오는 코스였는데 올바른 고증인지 의심이 간다.
선녀탕에서 도로를 따라 내려가면 왼쪽에 가파른 언덕에 가로 세로 크기가 1m, 높이가 3m가 되어 보이는 대형암석을 50여m을 길게 세워 놓았다.

  자연석이라고 하기에는 부자연스러워 찾아보니 이곳은 산청지곡사지로 명문 기와와 와편 등이 상당수 출토되어 2000년에 경상남도 기념물로 지정되었다고 한다.

  곧이어 지곡사가 왼쪽 언덕에 있다. 지곡사는 신라 법흥왕 때 창건된 사찰로 19세기까지 승려가 300여명에 이를 정도로 번창하여 1501년 남명 조식 선생 등이 지곡사에서 강론회를 개최하기도 하였다는 큰 절이었으나 20세기 폐사되었다.

  지금의 지곡사는 옛 지곡사의 산신각 자리에 새로 지어 옛 지곡사와는 전혀 상관이 없는 사찰이다.

내리저수지에 도착한다. 웅석봉의 아래 내리저수지를 안고 있는 내리마을이 평화롭고 아름답다.

드림산악회 백두대간 9기 북진종주대의 안전 산행을 기원하는 시산제를 끝으로 백두대간의 출정을 마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