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모르는병

내가 어디 다녀오꾸마

머투리 2009. 3. 16. 13:59
    아침 부터 어머니 방(딸이쓰던방인데 어머님 짐과 옷을 그 방에 넣어뒀는 방이 어머니 방이 됨)에서 부산을 떨고 계시는 것이 이상해서 우리 내외가 서로 눈짓을 하며 긴장한다. (7남매 자식들이  서로 사정에 따라 며칠씩 길게는 한달 모셔갈 때 챙겨가시는 옷가지가 든 가방이 어딜가시는 상징이 되었음)  
    "어머님 어딜 가실려구요?"  방을 나오시는 시어머니께 아내가 긴장하여 묻는다. "그래 내 동생이 일을 도와 달라고 어제 연락이 와서 오늘 가봐야한다." 동생은 가까이 계시는 칠순이 넘으신 이모인데 어제 전화도, 연락도 오지않은 것을 연락왔다고 그러신다. "어머님 연락온 것도 없고 오시라 하지도 않는데 어딜 가시려구요?"  아내가 다시 묻는다.  "그래 내가 하도 심심하여 어딜가서 일을 해볼란다. 놀면 뭐하노?" 이모한테서 연락이 오지 않았다고 아내가 말하자 어머니는 다시 말을 바꾸어 말 하신다.
  자식이 여럿있지만 이제 자식들 이름도 모르시고 어디 살고 있는지도 말해 주지 않으면 모르신지 오래다. 점점 기억이 희미해지는 모양이다. 그래서 아내가 아침에 늘 나가는 직장에도 결근을 하고 어머님 시중을 든단다. 내가 집에 있어도 기억이 희미하신 어머니를 심심하지 않게 해드리는 것이 어려워 여러 방법을 생각해 보았으나 뾰족한 방법이 없다. 요양 시설에 보내자니 아직 경제적인 부담도 부담이지만  사회적 인식이 그러하지 못하니 그렇게 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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