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라톤

축복의 도시 통영에서 마음껏 달려보다

머투리 2013. 11. 24. 19:53

축복의 도시 통영에서 마음껏 달려보다

일시 : 2013년 11월 23일 10시

장소 : 통영트라이애슬론광장

 

  이번 대회에 참가하기로 결정한 것은 불과 보름전입니다. 이제 겨울이 오기 때문에 마라톤도 시즌 off를 해야 합니다. 내년 2월까지는 대회는 많이 있지만 가까운 지역에서 열리는 대회도 없고 무엇보다 추위와 함께 오는 세찬 바람 때문에 출전하기가 어렵습니다.

사실 마라톤은 바람이 제일 걸림돌로 작용합니다. 제일 힘든 경우는 비, 바람이 함께 찾아오는 경우입니다.

 

   대회를 고르던 중 부산에서 멀긴 해도 하루 정도 쉴 수 있는 토요일에 개최한다는 사실과 통영이 아름답고 먹을거리가 많다는 것입니다. 집사람도 흔쾌히 가자고 합니다.

부산 마라톤에서 달린지 정확히 13일째인데 나이로 봐서 충분한 휴식이 없었다는 생각 때문에 많은 고심을 한 결정입니다.

 

  지난 부산 마라톤에 신문에 난 나의 기록을 보고 친구가 한말이 생각이 납니다. 이제 나이도 있는데 너무 무리하면 안 된다고, 적당히 즐기는 것이 건강을 지키는 길이라고 한말이 생각나기도 합니다. 그러나 마라톤이 건강에 어떤 해로움과 이로움을 주는지에 대한 연구는 아직 충분한 연구가 있는 것도 아니고, 주변의 누가 마라톤 때문에 건강을 얻었다더라, 잃었다더라 라는 사례 밖에는 없습니다.

 

   주변의 대부분의 지인들이 마라톤이 무릎에 좋지 않을 것이란 예기입니다. 많이 쓰니 좋지 않을 것이란 것인데 누구는 마라톤 때문에 무릎이 안 좋아 마라톤을 그만 두었다더라 라는 구체적인 사례까지 알려주기도 합니다만 저의 경우는 무릎이 더 좋아 진다는 것입니다. 평소에 무릎 때문에 무릎 연골주사까지 맞기도 했는데 마라톤을 하고 부터는 무릎이 저린 증상이 없어졌습니다. 물론 무릎 때문에 병원에도 갈 필요도 없었습니다.

 

   과학적으로 연구한 몇몇 연구 결과들에 의하면 혈당수치나 고지혈증을 현저히 감소시킨다는 사례가 연구 발표되고 있으나 이론으로 믿기에는 사례가 아직 너무 적은 것이 현실입니다.

이것은 어디까지나 개인차에 따라 다르고 무리하면 안 된다는 아주 일반적인 사실만을 믿을 수밖에 없는 것이 사실입니다.

 

   아침 7시에 마침 친구 결혼식에 축가를 부르기 위해 내려온 딸과 집사람이 함께 출발하여 통영 대회장인 미륵산 케이블카 아래를 통과하여 미륵도 관광특구에 도착하니 예상과 달리 수많은 인파들이 모여 들고 있었고 사회자는 열심히 무엇인가 흥을 돋우는 멘트를 날리고 있습니다.

   운동복으로 갈아입고 추울 것 같아 팔에 보온 암워머를 끼고 물과 이온음료를 마시면서 준비 운동을 하니 영상 5도의 기온에도 땀이 나고 암워머가 너무 더워서 벗어서 아까 맡긴 물품보관소에 다시 맡기고 준비 운동 후 출발 20분전에 화장실을 다녀옵니다.

이제 준비가 끝났습니다. 가볍게 몸을 풀면서 사회자의 지시에 따라 몸을 풉니다. 출발신호와 함께 집사람과 달의 파이팅을 뒤로 하고 RFID(radio frequency identification : 배번 인식장치) 고무판위를 지나 힘차게 스타트 합니다.

 

   지난 대회에 2시간 이내에 완주 하였으니 기록에는 이제 연연하지 않지만 최선을 다하여 달린다는 목표를 세웠습니다. 아직 이 대회 첫 출전이라 코스를 전혀 밟아 보지 못한 것이 염려되자만 그동안 통영을 여러 번 관광 왔으니 마라톤 코스가 마음속으로 그려집니다.

 

   출발선을 지나 오른쪽으로 꺾어서 나아가니 가파른 오르막이 버티고 있습니다. 미륵도 케이블카 아래부터 통영대교까지의 첫 번째 난관입니다. 오르막을 치고 오르니 숨이 가빠집니다. 오르막이 있으면 나중에 골인 점에 들어 올 때는 내리막일 테니 더욱 레이스에 도움이 될 거라는 위로를 하며 오르막을 치고 올라갑니다. 통영대교를 지나 잠시 내리막길을 달리니 또 다시 오르막입니다. 힘겹게 오르막을 올라보니 음수대가 있고 저 멀리 풍물패가 북과 꽹과리를 치며 응원하고 있는 소리가 들립니다. 음수대에서 물 한 컵으로 목을 축이고 안내 책자에 2.5km마다 음수대를 설치했다고 하니 출발할 때 스타트 했던 시계를 보니 7분대를 지나고 있습니다. 이런 페이스이면 오르막을 감안하면 괜찮은 기록으로 2.5km를 통과한 것이 됩니다. 레이스 내내 거리표시가 없어 음수대로 거리를 짐작하고 페이스를 조절했습니다. 이와 같이 레이스 전의 사전 준비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새삼스럽게 깨닫습니다.

  

    풍물패의 빠른 리듬에 맞춰 발을 맞추니 척척 리듬에 발이 맞추어 집니다. 더욱 힘을 내어 1차 반환점을 돌아  다시 내리막길을 달려 통영대교 밑을 힘차게 달립니다. 해저 터널 옆을 지나 아름다운 통영의 바다를 옆에 끼고 평지를 달립니다. 힘을 비축하기도 하고 속도를 내어 보기도 하면서 여유를 부려 봅니다. 평소에 자주 가던 서호시장과 중앙시장의 충무 김밥 집들이 즐비하게 늘어선 도로 위를 달립니다. 평소에 그렇게 차량으로 붐비던 길이 텅 비어 달림이들의 달림이들의 터가 되었습니다. 중앙시장이 끝나는 남망산 조각공원 앞 2차 반환점에 또 다른 풍물패가 농악을 치며 파이팅을 외쳐줍니다. 팔을 들어 답을 합니다. 2차 반환점을 돌아 다시 중앙시장과 서호시장 앞을 지나니 연도에 주최 측과는 전혀 관련이 없는 시민들이 응원해주시고 파이팅을 외치며 일부는 하이파이브(high five)까지 해줍니다. 도로는 안전요원들에 의해 완벽하게 차단시켜 달리는데 전혀 불편함이 없습니다.

 

   이제 아까 달려 내려 왔던 곳을 힘겹게 올라야 합니다. 일부 달림이는 지쳐 걸어가는 달림이도 보입니다만 유혹을 부리치고 더욱 힘을 내어 보지만 속도가 나지 않습니다, 잠시 평지더니 또 다시 오르막입니다. 저 오르막이 마지막 오르막이라 위로 하며 달립니다만 오르막을 다오르기 직전에서 왼쪽 허벅지에 쥐가 내린 것 같아 스프레이를 들고 있는 아줌마에게서 스프레이를 받아 다리에 뿌리고 다시 달립니다. 이제 골인점가지 내리막길 입니다. 남은 거리가 2km, 1시간 42분을 지나고 있습니다. 여기서부터는 내리막길이니 2시간 이내는 충분하리라 생각하고 힘차게 레이스를 펼칩니다.

 

   대회장 스피커의 아나운서가 부지런히 시상식을 하는 소리가 들립니다. 앞에 외국인 여자를 따라 붙으니 집사람과 딸내미가 열심히 박수치며 환호합니다. 손을 들어 답하고 골인 아치를 향해 힘차게 내딛습니다. 기록 1시간 56분 48초 또 다른 경험과 기록과 추억으로 통영마라톤을 기억하게 되었습니다.

통영시에서 마련해준 굴 떡국으로 또 다른 완주를 축하하며 통영 서호시장에서 졸 복국을 먹고 해수탕에서 목욕으로 피로를 풀고 아름다운 통영에서 아름다운 대회를 가슴가득 안고, 통영의 상징인 충무김밥과 꿀 빵을 가득 사들고 부산을 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