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원주택

집짓기 제22보

머투리 2015. 5. 17. 08:22

5월 15일(금)

현장에 가지 않고 어제 작업하고 남은 대추나무 전정 작업을 마무리하기위해 대추밭으로 가서 옷을 갈아입고 전정 작업을 한다. 날씨가 후덥지근하여 일의 진척이 더디다. 휴대폰으로 문자가 와서 딸아이에게서 스승의 날을 맞아 문자가 왔다. “아빠는 우리들의 영원한 스승입니다” 하는 문구다. 퇴직해서 스승의 날을 잊고 있었는데 제자한테서는 축하전화나 문자가 없는데 딸아이한테서 축하문자가 왔다.

30여년의 세월동안 선생으로 아이들을 가르쳤는데 스승의 날을 잊어버렸다. 나름 최선을 다하고 아이들에게 존경받는 선생이라 생각했는데 퇴직 후 스승의 날을 잊어버린 것이다.

전정 작업을 점심때를 지나고서야 겨우 마치고 영천으로 가서 고추지지대 100개를 3만원과 고추묶음 실 3천원에 구입하고 고추나무 3그루에 지지대 한 개를 꽂으니 10개가 부족하여 집에 있는 철막대 10개를 가져와서 꽂는다.

 

 

공사현장에 오니 동네에 살고 있는 친척아주머니께서 자기 집 창고 철 구조물을 절단해 줄 수 없느냐고 인부들에게 부탁을 한다. 시골에서 여자 혼자 일하면서 쇠절단 같은 일을 할 수 없기 때문에 딱한 사정은 이해가 가지만 남의 일을 하는 인부들에게 부탁을 하니 염치가 없다. 하도 사정을 하기 에 핸디금속절단기를 들고 가서 부탁한 쇠막대를 생전 처음으로 절단해보니 요란한 쇳소리와 시뻘건 쇳가루 불꽃이 튄다. 갑자기 절단면에서 뭔가 걸리는 느낌이 오면서 절단기가 내 손에서 떨어져 나가버린다. 고속으로 회전하면서 정강이 앞쪽으로 떨어져 나가 바닥에 부딪치면서 자동 멈춤 장치에 의해 회전이 멈춘다. 만약 정강이를 조금이라도 스치고 지나갔다면 큰 사고로 이어질 뻔한 아찔한 순간이 지나갔다. 절단작업을 중단하고 현장에 있는 인부에게 부탁을 하여 절단해달라고 한다. 절단하는 쇠봉이 세로로 세워져 있고 두 겹으로 용접되어 있어서 숙련된 사람에게도 위험하고 어려운 일이라고 절단하고 돌아온 인부가 일러준다. 아 이게 시골이구나 싶다. 앞으로 어려운 일을 부탁하더라도 정중하게 거절해야 된다는 것을 직접 몸으로 알게 한 사건이다. 귀농초보에게 안전이 최선이라고 다시 다짐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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