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모르는병

오랜만의 외식

머투리 2009. 3. 23. 09:11
 

오랜만의 외식

   오랜만에 외식하러 갑니다. 어머니가 좋아하시는 근처 주말농장이라는 불고기식당입니다. 너르고 여러 가지 편의시설과 무엇보다 어머니가 좋아하시는 야채샐러드를 마음껏 갔다 먹을 수 있는 곳입니다. 주차장에 들어서니 차들이 꽉 찼습니다.

  출입구 바로 앞에 있는 장애인 주차시설에 어머니를 내려드리고 다른 곳으로 차를 빼려고 하니 주차요원 아저씨가 그냥 거기 주차해라고 하십니다. 걸음걸이가 불편하신 어머니를 보고 배려했나봅니다. 장애인 차량등록을 했습니다만 아직 장애인 주차시설까지 이용할 수 있는 차량등록은 못했습니다. 주민 센터에 가서 문의하니 의사소견서를 끊어 오라합니다. 어느 병원에서 끊어오면 되느냐고 물으니 그건 모른다고 합니다. 주민 센터에 사회복지담당이 따로 있습니다만 담당자가 모른다니 말이 됩니까? 그래서 차일피일 미루다 주차시설에 주차할 수 있는 것 외에는 별 혜택도 없고 해서 그냥 내버려 뒀습니다. 암튼 친절하신 주차요원 덕분에 식당에 들어가는 시간을 절약할 수 있었습니다. 

 점심때라 점심특선을 시켰습니다. 우리부부도 그리 식사량이 많지 않고 어머니도 식사량이 많은 것이 아니기 때문에 점심특선이 값도 저렴하고 알맞게 먹을 수 있어 좋습니다. 어머니는 야채샐러드를 맛있게 드십니다. 불고기가 다 익어서 덜어드리니 그것 또한 맛나게 드십니다. “어머니 밥도 좀 드세요”, “아이다 아까운데 이것만 먹을란다.” 음식 값에 공깃밥까지 계산이 다되어있는데도 그렇게 말씀하십니다. 밥을 안 드시고 야채와 고기만 더 많이 드시는 게  건강에 좋을 것 같아 억지로 권하지 않았습니다. 식사를 다하고 커피를 뽑아드리니 그것 또한 맛나게 드십니다.
  집에 와서는  맛난 것 사줘서 고맙다고 인사까지 하십니다. 병이 없던 때는 저런 말씀을 안 하셨는데 말입니다. 그것 또한 마음이 아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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