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두대간도전

또하나의 묘미 여름의 남덕유산

머투리 2011. 8. 19. 17:51



또 하나의 묘미 여름의 남덕유산
더위 같은 더위는 느껴보지 못하고 싱그럽고, 활기찬 내가 제일 좋아하는 여름은 이렇게 비로 시작하여 비로 끝나려나 보다. 어찌나 비가 잦은지 여름산행을 좋아하는 나로서는 실망이 아닐 수 없으나 자연이 하는 일을 어쩌겠나. 그저 비를 맞고 산행을 하거나 열심히 산님들의 산 행기를 읽거나 하며 마음을 달래는 수밖에 없지 않는가?

열심히 국제신문 근교산에서 산행지를 훑다가 눈에 띄는 알피니스트A산악회의 산행지가 남덕유산이라. 남덕유산은 겨울 산행만 해봤지 여름산행은 한 번도 해본 적이 없어 산행을 결심 한다. 또한 남덕유산의 산악일기 예보를 열심히 살펴 비가 안 온다는 것 까지 확인하고서야 산악회에 전화를 하여 좌석 하나를 부탁한다.

여름 산이 왜 좋을까? 첫째 땀을 흘릴 수 있다. 싱그러운 녹음 아래서 땀 흘리는 기분은 격어보지 못한 사람은 알 까닭이 있겠는가? 둘째 온갖 생명들의 향연이 펼쳐진다. 싱그러운 여름 숲은 생명의 향연처럼 느껴진다. 거기다가 풀이며 야생화며, 온갖 벌레들의 활기찬 생명들을 보면 더 없이 삶이 즐겁고 삶의 의욕이 되 살아난다. 셋째 산행을 마치고 시원한 계곡에 입수할 수 있다는 것이다. 겨울에도 산행을 하고 난후에는 계곡에서 몸을 씻는 나로서는 여름의 계곡이야 말로 천국이라 할 수 있다. 간혹 계곡입수가 금지되어 있는 곳도 있으나 금지구간을 벗어나면 얼마든지 입수가 가능하다.
넷째 입산금지가 없다는 것이다. 11월_15월과 2월-5월은 자칫 잘못알고 갔다가 산행을 금지시키면 이것보다 난감한 일이 없다.
그리고 다섯째 분비지 않는 것이다. 봄꽃산행과 가을단풍산행은 어디를 가도 인산인해에 등산로가 적체되어 옳은 산행을 할 수 없고 곳곳에서 시비와 추태가 있어 눈살을 찌푸리는 일이 잦기 때문이다.

출발시간이 7시 30분이라 평소 출근하는 시간보다 빨라 아침밥도 못 먹고 급히 차를 탔지만 오늘따라 신호는 왜 그리 잘 걸리고 지하철 전차는 왜 이리 늦게 오는지 산악회 버스가 기다리는 동래역에 도착하여 산에서 점심은 먹어야겠기에 김밥 두 줄 싸서 버스를 타니 7시 29분이다. 늦어 미안하다는 말을 하고 차를 탔으나 차가 출발하지 않는다. 8시 가까이 되어서야 출발한다. 이럴 줄 알았으면 집에서 아침밥을 먹고 오는 건데. ㅋ ㅋ

사소한 일상의 일에도 이렇게 이유도 많고 불편한 점이 많으니 인간사 삶이 얼마나 고달프겠는가? 그냥 참고 기다리고 하면서 이 짧은 인생을 즐거운 마음으로 살아가야 하지 않는가? 거창 수승대를 거쳐 들머리 황점에 도착하니 11시 30분이 조금 지났다. 기념사진 한 컷하고 출발이다.


이 산악회는 처음 오는 지라 그리고 평일에 출발하는 산악회라 안면이 있는 사람이 아무도 없다. 산에 오르면 물을 건널 때도 있고 가파른 길을 만날 때도 있고 평지를 만날 때도 있을 터이니 그때 화제를 바꾸어 이야기하면서 오르면 된다. 평지 같은 산길을 따라 10여분이 지나 속도를 내어 본다. 가쁜 숨을 쉬면서 다리에 힘을 올려 본다. 10여분도 안되어 땀이 비 오듯 한다. 이렇게 1시간을 쉬지 않고 속도를 내니 뒤따라오는 회원들이 보이지 않는다. 시원한 바람을 느끼니 이제 써늘한 바람을 느낄 수 있을 정도의 높이에 도달했는가 보다. 적당한 자리에 앉아 물도 마시고 배낭을 추스르니 금방 뒤 따라오던 회원들이 도착한다.
이제 합류한 회원들과 천천히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면서 오른다.

전에도 더러 산에는 갔으나 본격적으로 산행을 시작한 것은 2001년 청량산에 오른 것이 첫 산행이라 할 수 있는데 벌써 10년이 지났다. 그때는 이렇게 두어 시간을 오르면 정상에 언제 도착하는지 내내 고개를 들어보고 뒤를 보면서 얼마나 지루해하고 힘들어했던지...... 지금은 정상 따윈 생각하지 않고 지금 현재를 더욱 사랑하면서 산을 오르는 것이 달라진 점이다. 이러다 보니 산 위를 쳐다보는 일이 없고 지루하고 심리적으로 힘드는 일은 없어졌다. 육신이 힘들더라도 마음은 오히려 즐겁고 행복하다.
인생도 마찬가지인 것 같다. 늘 정상을 바라보면서 일을 하거나 공부를 한다면 그 길이 힘들고 어렵지만 늘 지금 현재를 최선을 다하고 즐거운 마음으로 일을 하거나 공부를 한다면 어느덧 정상에 다다른 자신을 발견하게 되지 않는가?


이렇게 싱그러운 숲 속을 오르다 보니 한 시간 반 정도 걸려 월성재에 도달하게 된다. 이제 30여분 후에는 남덕유산에 오르게 될 것이다. 여름이고 평일이라 그런지 우리 산악회 회원 이외에는 산행을 하는 사람이 없다.



(산오이풀)

겨울 눈 산행 때는 이곳부터 정체가 시작되는 곳이다. 지루한 기다림의 구간이다. 여기서 부터 가파른 구간이라 또다시 땀이 비 오듯 한다. 마지막 힘을 다해 올라 황점에서 두 시간 월성재에서 30분 만에 해발 1507m의 남덕유산에 오른다.



탁 트인 정상에서 북쪽으로 서봉이 조망되고, 남쪽으로 오른쪽에 금원기백, 미녀산이 보이고, 왼쪽으로 가야산이 저 멀리 버티고 있다. 잠시 조망하고 영각사 방향으로 하산을 시작한다. 여기서 부터 남덕유산의 조망이 끝내주는 구간이다. 그 조망은 잠시 접어 두고 남덕유산 정상에서 조금 내려서서 계단의 대피소 같은 곳에 자리 잡아 허기진 배를 채운다. 내가 가져간 김밥에 회원들이 주시는 풋고추, 소고기 장조림, 막걸리 등을 얻어먹으니 금방 배가 부르다.


배를 채우고 일어서니 구름이 발아래서 조화를 부린다. 산을 휘 감았다가 위로 치솟다가 하면서 장관을 연출한다. 이곳저곳에서 탄성이 쏟아진다. 잠시 아름다운 조화에 정신을 잃었다가 다시 중봉 전망대에 서서 마지막 절경을 즐긴다.


다시 계단을 내려가면서 암릉의 경치를 즐긴다. 계단이 지금처럼 없을 때는 겨울에는 거의 기다시피 산을 내려온 적도 있는데 계단을 설치해놓아서 겨울에도 그리 어렵지 않겠다는 생각이 든다.



마지막 철 계단을 내려서니 돌계단이 기다린다. 한눈팔 수 없이 걸음을 떼어 조심조심 내려온다. 이제 한 시간 반 정도면 하산 완료다. 즐거운 마음으로 천천히 내려온다. 드디어 영각사 탐방 통재소에 다다른다. 그곳 국립공단 직원이 인사한다. 그리고 국립공원 녹색마일리지를 설명하면서 동참해달란다. 가방을 열어 가져온 쓰레기를 보여주고 마일리지300점을 받는다. 그러면 이것이 적립되면 국립고원을 이용하는데 여러 가지 인센티브를 준단다. 그리고 국립공단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잇단다. (후일 국립공단 홈페이지를 확인한 결과 확인 안 됨)




내려와서 시원한 계곡물에 땀을 씻고 영각사 경내를 관광하고 오늘 남덕유산의 산행을 마무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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