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두대간도전

김해 무척산 모은암 팥죽산행

머투리 2011. 4. 11. 16:49

김해무척산 모은암 팥죽 산행


약 한달 전부터 계획을 한 무척산 산행을 하게 되었다. 만나기로 한 약속 장소가 김해 시외
버스 터미널이다. 7시 20분에 집을 나선다. 김해 시외터미널에서 9시에 만나기로 했으니...
가는 비가 오는 듯한데 정알한테서 전화가 왔다. 비가 오는데 산행을 하느냐 이거다. 이 정
도 비는 우리 산꾼한테는 비도 아닌데 . 얼마 전부터 산행의 재미를 붙인 정알이 걱정하는
거야 당연하지.


사상터미널에 내려 김해행 버스를 갈아탄다. 버스노선 안내도를 아무리 봐도 시외터미널은
없다. 옆사람에게 물으니 모르겠단다. 버스기사한테 물으니 김해 시청에 내려서 갈아타란다.
안내 방송은 왜이리 음량이 작지? 거의 들리지 않는다. 라디오방송만 크게 나온다. 버스기사
가 알려주겠지. 의자에 머리를 기대고 좀 있은 거 같은데 버스기사 모두 내리란다. 내려보니
종점이다 이런.....(8시 10분)


한적한 시골길 같다. 가게에 들어가 길을 물으니 여기서는 터미널로 가는 차가 없단다. 택시
를 기다리니 지나가는 택시가 없다. 터미널 있는 방향으로 걸으며 택시가 오나하고 뒤를 힐
끗 힐끗 돌아본다. 이러기를 커다란 길을 여러 번 건너갈 때까지 해도 빈 택시는 없다. 어느
아파트입구에 보니 터미널이 적혀있는 버스 주차장이다. 버스를 탄다.(8시 40분)


버스는 아파트 단지를 여러 번 돌더니 시외 주차장에 도착한다. 도착하니 안박, 일호님, 이
태 세분이 와 기다린다. 9시 10분 증효, 구박, 병태아찌 도착, 정알 도착 이렇게 8명이 다왔
다. 상호님은 갑자기 독감으로...ㅎ ㅎ


자 회비로 만원씩 걷자. 만원으로 되나? 일단 만원으로 낙착...생철행 버스 타니(9시30분) 김
해시장을 꼬불꼬불 돌더니 시외로 빠져나간다. 10시 10분 생철리 산행 들머리에 하차.마구
파 해쳐진 진흙길을 걸어나오니 시멘트 포장도로. 가파른 도로를 힘겹게 오르니 겨울 옷을 두
껍게 입은 대원들이 옷을 벗는다고 느려진다. 천천히 대원들이 따라오기를 기다리며 걷는다.
가파르고 좁은 시멘트 포장도로를 따라 오르니 모은암으로 가는 차량들이 거의 질주해서 달
려온다. 길옆으로 비켜 준다. 만약 차가 서면 다시 올라가지 못할 것 같이 가파르다. 동짓날이
라 절에 오는 신도들이 많은가 보다. 모은암 주차장에 도착해서 보니 가파른 절벽 위에 모
은암이 있고 길옆으로 짐을 실어 나르는 모노레일 차가 할머니 세분을 태우고 오르다가 힘
에 부쳐 다시 내려온다. 아이고 사고라도 나면 어쩌지 ?


11시 경 모은암 도착해서 보니 2000년 고찰이라는 흔적은 아무 데도 없다. 대웅전 쪽을 보
니 김이 무럭무럭 나는 방금 끓인 동지 팥죽을 내와서 배식을 하고 있다. 아이고 누가 가서
좀 얻어와.....절에 신도도 아닌데 어떻게 달라하겠노? 먹고는 싶은데....그래 뻔치 좋은 넘이
가서 이야기 좀해라... 일호님 같이 가자...그래 팥죽을 좀... 기다렸다는 듯 예 하면서 한 그
릇 퍼준다..햐 괜히 망설였잖아! 식당에 가니 많은 사람들이 팥죽을 먹고 있다. 동치미까지.
야 이리 와 하는 소리에 그때까지 망설이던 대원들이 우르르 몰려온다. 한 그릇씩 동치미까
지 곁들여 증말 맛있게 먹는다. 모은암 스님, 보살님 영원하소서...여기서 정알은 시주를
7000원을 했단다. 그럼 1000원짜리 잖아? 아무튼 이런 높은 곳에서 생각 못했던 팥죽까지 먹었으니 오래
도록 회자되겠지.


올라올 때보다 다른 기분으로 절을 뒤로 바라보며 다시 출발한다. 다소 가파른 암벽을 따라
오르니 수로왕이 물길을 돌리기 위해(?) 만들었다는 천지 저주지가 나타난다. 이 높은 곳에
저수지를 만들다니 왜 필요했을까? 저수지를 끼고 기독교 기도원이 있다. 못뚝에는 많은 사
람들이 이른 점심을 먹고 있다. 잠시 숨을 돌리고 경치를 감상하고 못을 좌측으로 끼고 무
척산 정상을 향해 걷는다. 좀 가파른 길을 계속 오르니 정상이다.


저기 화명동, 만덕이 금정산을 뒤로하고 햇빛을 받아 희게 번득이고 있는 낙동강을 굽어 보
고 있다. 또한 서쪽으로는 노대통령이 출생했고 자랐다는 진영이 아스라히 보인다. 정상에서
한 컷하고 곧장 내려가면 여덟말고개로, 되돌아와서 오른쪽 하산 길로 가면 백운암쪽올 하
산하는 길이다. 요즘은 백운동 쪽 교통이 안 좋아 여덟말고개로 많이 이용한단다.(생림면사
무소 문의결과) 우린 낙동강 답사 겸 백운동 쪽으로 하산한다. 길이 잘나있는 내리막길에
낙엽과 흙이 부드럽다. 경쾌하게 내려온다. 낙동강이 내려다보이는 바위 전망대 밑에서 기다
려지던 식사를 한다. 걸쭉한 농담과, 쇠주로 반주하다보니 시간이 꽤 지났다. 반주로 쇠주 4
병을 먹었나?


하산길이 험하지 않아 다행이다. 백운암을 거쳐 가파른 시멘트 길이다. 쉬엄쉬엄 내려오니 3
시 20분 하루에 2번 지나간다는 삼랑진행 버스가 급히 지나간다. 여기서 용당나루쪽으로 가
니 조그만 동네가 나오고 식당이 하나 보인다. (청송식당) 요즈음은 나룻배가 없고 개인이
고기잡이 등에 사용하는 모터보트가 있다. 원동역까지 갈 수 없느냐고 물으니 다음에 식당
을 이용하는 조건으로 2만원 달랜다. 우리가 8명이니 두 번이면 4만원이다. 깍아서 3만원 주
기로 하고 배를 탄다. 낙동강의 비릿한 강바람을 맡으며 5분이면 원동역쪽 강나루에 닿는다.


초라한 원동역 앞에서 생두부집에서 막걸리 한잔 햐~~기가 막힌다. 막걸리도 이 집에서 할
머니가 직접 담는단다. 막걸리 죽이고, 생두부 직인다. 차비로 회비 만원을 거의 다 썼으니
다시 2만원 거출. 햐 막걸리 직인다. 어릴 때 모은암에 주지스님이 좋아하셔서 집에서 모은
암까지 뛰어 오곤 했다는 구박(본명구자열)의 깔끔한 안내와 본격적인 산행을 해보겠다고
거금을 들여 윈드스토퍼 자켓, 바지를 준비하여 땀께나 흘린 병태아찌 ...하지만 점심먹을땐
윈드스토퍼의 위력을 실감했다. 모두 추워 오들오들 떠는데 혼자 행복했음.


총명이의 과학고 합격 축하를 하며 부산진역에서 축하주 한턱(정알), 윈드스토퍼 축하주 한
턱(병태아찌), 고향을 찾아 줬다고한턱(구박) 이렇게 꽁짜술을 밤새는 줄 모르고 먹었다. 증
효, 안박, 일호님, 말이 없는 이태, 김알 이렇게 행복한 밤은 깊어 가는 줄 모른다. 내일은
지옥이든 천당이든 내가 알게 뭐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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